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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만났던 대북 강경파 美 정보수장···트럼프가 트윗 해임

중앙일보 2019.07.29 07:20
대북 강경파였던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을 트럼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트윗으로 해임시켰다. [AP=연합뉴스]

대북 강경파였던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을 트럼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트윗으로 해임시켰다. [AP=연합뉴스]

 
북한이 비핵화할 가능성이 낮다고 공언해온 미국 정보기관 수장이 8월15일자로 사임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댄 코츠 현 국가정보국장(DNI)의 사임과 함께 존 래트클리프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명하겠다고 발표했다. 댄 코츠 DNI는 지난 3월20일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던 인물이다. DNI는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자리다.   

"북한 비핵화 가능성 낮다"던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
러시아 스캔들에서 트럼프 공개 비판으로 눈엣가시
새 지명자는 54세 텍사스 출신 친트럼프 옹호론자

 
뉴욕타임스는 28일 “코츠 국장이 북한과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 안보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 차 때문에 사임됐다”고 전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Vox)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코츠 국장은 오랜 기간 트럼프 대통령에겐 눈엣가시였다”며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잘해서 잘렸다는 소문도 워싱턴에 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 댄 코츠 국장을 사임하고 후임에 존 래트클리프 하원의원을 지명하겠다며 올린 트윗. [트위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 댄 코츠 국장을 사임하고 후임에 존 래트클리프 하원의원을 지명하겠다며 올린 트윗. [트위터]

 
대북 강경파인 코츠 국장은 상당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노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인 지난 1월에도 상원에 출석해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정권 생존에 꼭 필요한 것으로 보기에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공언했었다.  
 
코츠 국장의 지난 3월 문 대통령 예방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한 달 후에 이뤄졌다.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접견 사실을 전하며 “한ㆍ미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현안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코츠 국장의 평소 발언에 비추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비관적 전망이 나왔을 것으로 예측됐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2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을 접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월 2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을 접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코츠 국장의 사임 결정타는 러시아였다. 코츠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러시아가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해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핀란드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내게) 말했다”며 “공모한 적 없다”고 강조한 데 대해서다. 
 
코츠 국장은 당시 성명서를 내고 “러시아는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며 “지금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훼손시키려 하고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윗에서 코츠 국장을 겨냥해 “우리 정보수장은 학교를 다시 다녀야 할 것 같다”거나 “수동적이고 순진하다”고 비판했다. 코츠 국장의 사임은 시간 문제라는 얘기가 나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해 핀란드 공동기자회견. [AP=연합뉴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해 핀란드 공동기자회견. [AP=연합뉴스]

 
코츠 국장은 역시 대북 강경파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강력 천거했다고 NYT 등은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인디애나 주지사, 코츠 국장은 인디애나 상원의원 출신이다. 후임 DNI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전 비서실장인 프레드 플라이츠 등을 추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낙점은 못 받았다. 대신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이 래트클리프 의원을 추천했다고 한다.  
 
래트클리프 의원은 지난 24일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는 게 미국 매체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관련된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했던 뮬러 특검 청문회에 트럼프 대통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청문회에서 래트클리프 의원은 뮬러 전 특검에게 “잠재적 범죄 사항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특검) 보고서에 포함시켰다”고 맹공했다. 
 
미국 정보기관을 새롭게 총괄하게 된 존 래트클리프 하원의원. [AP=연합뉴스]

미국 정보기관을 새롭게 총괄하게 된 존 래트클리프 하원의원. [AP=연합뉴스]

 
래트클리프 의원은 텍사스 출신으로 올해 54세다. 북한에 대한 입장은 아직까진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국가안보와 러시아 스캔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존 (래트클리프 의원)은 그가 사랑하는 국가를 위해 위대함을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코츠 국장에 대해서는 "나라를 위한 큰 공헌에 감사한다"며 "(신임 DNI 임명 전까지) 대행할 국장은 곧 임명될 것"이라고 트윗에서 밝혔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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