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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상급종합병원 23곳중 9곳 자료만…'文케어' 띄운 복지부 무리수

중앙일보 2019.07.29 05:00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2일 경기 고양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문 케어) 2주년 성과 보고대회를 마친 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2일 경기 고양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문 케어) 2주년 성과 보고대회를 마친 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복지부가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대폭 확대)에 대한 비판을 줄이기 위해 어설픈 통계를 내세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문 케어 성과보고대회'에서 인용한 건강보험 보장률 통계에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행사에서 "종합병원 이상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지난해 32.8%(건보 보장률 67.2%)로 2017년보다 2.8%포인트, 2016년보다 4.6%포인트 줄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42개 대형대학병원)만 따지면 건보 보장률이 2016년 63.4%, 2017년 65.6%, 지난해 68.8%로 올라갔다고 발표했다. 그만큼 환자 부담률이 줄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보장률의 근거 자료에 문제가 제기됐다. 
 
28일 보건복지부가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보장률을 산출하면서 병원 9개의 자료를 썼다. 원래 23개에서 받아야 하는데, 병원의 협조를 구하지 못해 9개밖에 받지 못했다. 특히 서울아산·삼성서울 등의 '빅5'병원은 원래 3곳에서 받기로 돼 있으나 서울대병원만 받았다.  
 
복지부는 매년 연말에 전년도 건보 보장률을 발표한다. 올해의 경우 42개 상급종합병원 중 23개를 샘플로 선정해 자료를 받아 다듬고 분석해 연말에 발표할 예정이다. 그런데 문 케어 성과대회에 맞추려다 보니 9개 병원만으로 보장률을 산정했다. 지난해 말 2017년 보장률을 발표할 때 18개 병원 자료를 활용한 것에도 훨씬 못 미친다. 김 의원실은 "샘플링 대상 23개 병원 중 일부를 샘플링해서 산출한 것이기 때문에 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이 간다"며 "이 탓인지 복지부가 제출 자료에서 '최종 보장률과 차이 날 수 있다'며 빠져나갈 여지를 뒀다"고 비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종합병원은 110개 목표 병원 중 103개 자료가 들어왔기 때문에 신뢰도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 또 이번에 자료를 활용한 상급종합병원 9개는 지난해 조사에도 참여한 곳이어서 비교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성인 연세대 의대(예방의학) 교수는 "정부가 지표를 공개할 때는 조사방법을 상세히 제시해야 하는데 이번에 그러지 않았다. 제대로 검증받지 않고 발표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학병원 응급실 모습.[중앙포토]

한 대학병원 응급실 모습.[중앙포토]

 

 복지부는 최근 또 다른 무리수를 뒀다.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또 최근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황분석 토론회'에서 상급종합병원 쏠림이 약간 있긴 하지만 예년의 증가 추세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케어가 '대형병원 쏠림 심화→의료 체계 왜곡 심화'로 이어진다는 세간의 비판을 반박했다. 
 
 정부와 심평원은 오히려 상급종합병원 환자 중 전문질환환자(중증)의 비율이 2016년 36.7%에서 2017년 38%, 지난해 42.2%로 오히려 올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그동안 진료비 부담 때문에 상급종합병원에 못 가던 중증 환자들이 문케어 덕분에 가게 됐다"고 해석했다. 상급병원 쏠림을 별로 야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잘못된 쏠림 현상이 아니라 '착한 쏠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복지부 발표에는 지난해 질환 분류가 크게 달라진 점이 빠져 있다. 입원진료 질병은 전문진료·일반진료·단순진료 질병군으로 나뉜다. 2015~2017년 전문질병군의 질병 수가 247개(전체 질병의 35%)에서 지난해 462개(38.5%)로 크게 늘었다. 
 
장성인 교수는 "중증질환(전문질병) 개수가 늘면 당연히 환자가 늘기 마련인데 정부가 이 점을 무시하고 단순 비교해 중증질환 환자 비율이 올라갔다고 주장한다"며 "문제 있는 통계를 근거로 상급종합병원 쏠림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질환 숫자가 달라졌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기가 어려운데 정부가 무시했다"면서 "의료 현장에서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이 심각하다고 말한다. 정부가 통계를 제대로 분석해 이런 문제점을 살펴봐야 하는데, 통계를 임의로 해석해 갈등을 심화시킨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전문질병군뿐만 아니라 일반질병·단순질병 숫자도 늘었기 때문에 전문질병군의 비율이 그리 많이 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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