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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FTA 어려울 수도”… 日 상대 국제여론전 나선 정부

중앙일보 2019.07.28 14:09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앞줄 왼쪽 첫째)이 26일(현지시간) 중국 정저우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제27차 공식협상' 전체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앞줄 왼쪽 첫째)이 26일(현지시간) 중국 정저우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제27차 공식협상' 전체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동아시아판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며 국제회의에서 일본을 압박했다. 27일(현지시간) 중국 정저우(鄭州)에서 열린 제26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 회의에서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정부 협상단은 이날 RCEP 협상 회의에 참석해 일본을 비롯한 14개국 대표단과 양자 협의를 가졌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을 포함해 인도·뉴질랜드·호주 등 총 16개국이 참가하는 동아시아 FTA다.
 
일본 측에서는 아키히코 타무라 경제산업성 통상교섭관·야스히코 요시다 외무성 심의관 등 4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1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발표 후 이뤄진 첫 국장급 회의였다. 이번 한일 간 회의는 RCEP 협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양측은 40~45분간 수출규제 이슈에 대해 공방을 이어갔다.
 
한국 측은 먼저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는 RCEP 협정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조치가 역내 무역자유화 노력에 역행한다는 취지였다. 여 실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국제무역규범을 훼손하고, 역내의 무역자유화를 저해한다”며 “글로벌 가치사슬 및 RCEP 역내에도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므로 수출규제를 즉시 철회하고,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국가로 유지하라”고 경고했다. 
 
일본 측은 대답을 회피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 측은 이번 양자 협의가 한일 간 수출규제 문제가 아닌, RCEP 협상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며 “다소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수출규제가 자국 안보를 위한 ‘관리’ 차원의 문제이지 ‘규제’는 아니라는 기존 주장을 번복했다"고 전했다. 
 
이번 양자 협의는 내달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RCEP 장관급 회담의 ‘전초전’격이다. 이 같은 공방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월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9월 중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바세나르 전략물자 기술회의에서도 한일 양국 대표가 만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측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국이 제안한 수출규제 관련 양자협의를 거부함에 따라 정부는 이같은 국제회의를 향후 소통 채널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브루나이를 제외한 13개국 대표단과도 만나 여론전을 이어갔다. 산업부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로 인해 13개국이 참가하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가치사슬에도 부정적 영향이 간다는 점을 강조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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