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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음주단속에 적발된 경차 운전자가 음주측정을 받고 있다. 혈중알코올농도 0.083%가 나온 운전자는 면허 취소됐다. 남궁민 기자

지난달 25일 음주단속에 적발된 경차 운전자가 음주측정을 받고 있다. 혈중알코올농도 0.083%가 나온 운전자는 면허 취소됐다. 남궁민 기자

 
지난 2일 낮술을 하거나 음식을 먹고도 단속에 걸릴 수 있는지 알아본 ‘“그저께 낮술했는데 걸려”···69세 택시기사님 거짓말이죠?’ 기사가 나간 이후 질문이 댓글로 쏟아졌습니다. ‘제2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강화되면서 운전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뉴스A/S]


 
특히 운전하기 전에 혈중알코올농도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한 지인은 기자에게 “술 마시고 파출소에 가면 측정기를 불어볼 수 있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파출소나 지구대에서 음주측정을 미리 해볼 수 있을까요?
 

측정기, 기록 남아…경찰 "우리도 못 불어봐"

지난달 25일 오전 강원 춘천시 동내면 순환도로에서 경찰관들이 음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5일 오전 강원 춘천시 동내면 순환도로에서 경찰관들이 음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뉴스1]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에게 물어보니 측정을 요구하는 일이 가끔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구대를 찾아가 요청한다고 해도 음주 측정을 해볼 수는 없습니다. 
 
A경찰관(경장)은 “측정기의 수치는 모두 기록된다”면서 “면허 정지(0.03%) 이상의 수치가 나오면 반드시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높은 수치가 남아있는데도 처벌 기록이 없다면 경찰관이 현장에서 음주운전을 눈감아 줬다고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측정기는 경찰관도 마음대로 불어볼 수 없다고 합니다.  
 
파출소에서 음주측정을 해주지 않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음주운전을 금지한 현행법의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울청 관계자는 “술을 한 방울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아도 음주운전은 음주운전”이라며 “단순히 수치를 알아보기 위한 측정을 해주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용' 음주측정기 불티…관리 못 하면 낭패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주측정기. '경찰용', '윤창호법' 등의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캡처]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주측정기. '경찰용', '윤창호법' 등의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캡처]

직접 음주측정기를 사서 측정하려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윤창호법 시행 이후에는 아예 ‘윤창호법’을 상품명에 붙이고 판매에 들어간 음주측정기도 등장했습니다. 애주가 사이에서는 20만~30만원대의 고가 측정기가 선물로 인기라고 합니다.
 
상당수 제품은 ‘경찰청 납품’, ‘경찰용 측정기’를 강조하며 실제 음주단속시 측정되는 수치와 같다고 홍보합니다. 사제 측정기는 믿을 수 있을까요?
 
온라인에선 ‘경찰용 측정기’를 검색하면 수십 종의 측정기가 검색됩니다. 하지만 실체는 알 수 없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용’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가 쓰는 제품과 다른 제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면서 “경찰이 직접 인증해준 제품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몇몇 제품의 후기를 찾아보면 수치가 엉터리로 나온다는 불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술을 마셔본 뒤 여러차례 측정기를 불어보니 모두 수치가 달랐다거나, 술을 마신 뒤 이를 닦고 불었더니 혈중알코올농도 0%가 나왔다며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경찰이 쓰는 측정기와 같은 제품을 구했다고 해도 관리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측정기는 필터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지 않으면 오차가 생긴다”면서 “경찰은 점검 때마다 오차를 수정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겐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방울 마셔도 음주운전은 음주운전" 

파출소 음주측정과 사제 측정기에 대해 묻는 질문에 경찰들의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측정하려 하지 말고 운전대를 잡지 말라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교통법의 취지는 알코올이 조금이라도 몸에 남아있다면 운전을 하지 말라는 것”이면서 “스스로 불안할 정도면 대중교통을 타거나 대리운전을 불러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이라는 말에 동의하는 시민들이 많아졌습니다. 파출소를 찾아가거나, 비싼 측정기를 사지 말고 대중교통을 타고 집에 안전하게 돌아가면 어떨까요?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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