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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푹, 1m 내려앉았다…김해 골든루트산단의 공포

중앙일보 2019.07.28 05:00
 경남 김해 골든루트 산업단지 입주업체 곳곳에 심한 지반 침하가 발생, 일부 시설이 돌출돼 있다. [연합뉴스]

경남 김해 골든루트 산업단지 입주업체 곳곳에 심한 지반 침하가 발생, 일부 시설이 돌출돼 있다. [연합뉴스]

경남 김해시 주촌면의 골든루트산단의 지반침하에 대한 책임을 놓고 업체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이 갈등을 빚고 있다. 입주 업체들은 “산단이 원인을 규명하라”는 취지로 감사원 등에 감사를 청구했다.
 

골든루트산단경영자 협의회 감사원 감사 청구
업체 "수십억원 들여 보수 해도 증상 심화"
공단 "분양시 연약지반 공지, 보강 안해 침하"

26일 김해시 등에 따르면 골든루트산단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2007년 7월 김해시 주촌면 152만4154㎡의 터에 5723억원을 들여 만들기 시작해 2012년 12월 1단계 사업을 마쳤다.   
 
문제는 2013년 3월쯤 10여개 입주 기업 부지에서 땅 꺼짐 현상이 일어나면서 불거졌다. 현재까지 117개 입주기업 가운데 90여개(97필지 중 79필지·81.4%)업체의 부지 곳곳이 1㎝에서 최대 1m 가까이 내려앉으면서 기업 관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입주 후 공장 마당 등이 내려앉자 보수 공사를 했다. 하지만 침하현상이 계속되자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수공사비로 약 87억원을 썼다.   
 
하지만 산단을 조성한 한국산업단지공단은 분양공고 때 연약지반임을 공지했고, 입주 업체가 시멘트를 주입하거나 파일을 박는 등 개량공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반박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한때 김해평야가 있던 곳이다. 낙동강 상류로부터 흘러들어온 부드러운 충적토가 하류에 쌓인 연약지반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려 입주업체들이 보강공사를 하도록 해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입주 업체가 공장을 지을 때는 파일을 박는 등 지반개량공사를 했지만, 마당 등에는 파일 작업을 하지 않아 침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래서 공장과 마당 사이에 땅 꺼짐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체와 산단공이 팽팽히 맞서자 지난 18일에는 김해 산단공 사무실에서 경남도와 김해시까지 한데 모여 대책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대책회의는 별다른 소득 없이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산단공 관계자는 “지반 침하 원인 규명과 책임소재 등을 밝히기 위해 침하 용역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4자와 전문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사해 책임 소재부터 가리자는 뜻이다. 이에 대해 골든루트산단경영자협의회(이하 협의회) 관계자는 “지금도 침하가 계속되고 있어 대책이 급한데, 산단공이 시간 오래 걸리는 용역조사를 하자는 것은 ‘시간끌기용이며 책임회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협의회는 지난 23일 골든루트산단 지반 침하 원인을 규명해달라며 감사원 등에 감사를 청구했다.  
 골든루트 산업단지 입주업체 관계자가 곳곳에서 심한 지반 침하가 발생한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골든루트 산업단지 입주업체 관계자가 곳곳에서 심한 지반 침하가 발생한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협의회는 “공장을 건축한 지 5~7년이 지난 지금 침하 현상이 심각하며, 지금도 계속돼 안전하게 생산 활동을 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위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작게는 200~300㎜에서 크게는 700~1000㎜까지 내려앉아 공장 바닥 밑에는 지하 광장(블랙홀)처럼 생긴 곳에 파일만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든루트산단이 공단 용지로서 과연 적합했는지, 연약지반의 기준은 뭔지, 공단용지 조성 원칙을 제대로 준수했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또 연약지반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분양이 가능했는지, 분양 후 안전위협에 대한 재난 예방 보수와 보상 대책은 수립했는지 등 5가지 내용을 감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해=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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