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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달과 기업

중앙일보 2019.07.26 00:22 종합 31면 지면보기
이동현 산업1팀 차장

이동현 산업1팀 차장

지난 20일은 50년전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딘 날이다. 미국은 곳곳에서 달 착륙 5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고, 미 항공우주국(NASA)도 다양한 이벤트로 이날을 기념했다. 올해 행사에서 눈길을 끈 건 기업들이다. 1969년 아폴로11호의 달 착륙에 관여한 기업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이날을 기억했다. 달 착륙을 가장 많이 마케팅에 활용한 스위스 시계업체 오메가는 기념영상을 만들고 기념시계를 출시했다. ‘문워치(Moon Watch)’라 불리는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크로노그래프 시계는 아폴로11호 우주인들이 달에 갈 때 착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화학업체 듀폰은 글로벌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아폴로11호 우주인들이 입은 우주복 소재 21개 층(layer) 가운데 20개에 듀폰이 발명한 소재가 사용됐다고 자랑했다. 달표면에 처음 닿은 달착륙선 소재도, 달에 꽂은 성조기도 듀폰이 개발했다고 한다. 독일 광학업체 칼 차이스와 스웨덴 카메라 회사 핫셀블러드도 동참했다. 세계인이 기억하는 닐 암스트롱의 발자국 사진도, 성조기를 달 표면에 꽂는 사진도 칼 차이스 렌즈가 달린 핫셀블러드 카메라로 촬영했다.
 
달 착륙에 관여한 기업들의 자랑을 보면서 그들의 생존과 혁신을 생각하게 된다. 오메가는 아직도 세계 최고의 고급시계를 만든다. 칼 차이스는 160년 넘게 최고의 광학회사이고, 중국 드론업체 DJI에 인수됐지만 핫셀블러드는 아직도 사진가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회사다.
 
내년이 목표였던 한국의 달 탐사 계획은 난항을 겪고 있고, 기업들은 일본의 무역보복에 휘청댄다. 반 세기 동안 세계 최고를 놓치지 않은 기업의 생존 비결은 경쟁자를 압도하는 기술력과 기초과학 분야의 투자였다. ‘장수 기업’의 비결은 기본기에 있다.
 
이동현 산업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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