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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린의 뷰티풀 풋볼] 오늘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호우’주의보

중앙일보 2019.07.26 00:04 경제 6면 지면보기
만약 호날두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팀 K리그-유벤투스전에서 골을 넣는다면, 공중에서 180도 돌아 두 팔을 쭉 뻗는 ‘호우 세리머니’를 볼 수도 있다. [AP=연합뉴스]

만약 호날두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팀 K리그-유벤투스전에서 골을 넣는다면, 공중에서 180도 돌아 두 팔을 쭉 뻗는 ‘호우 세리머니’를 볼 수도 있다. [AP=연합뉴스]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포르투갈)가 26일 서울 상암벌에 뜬다.
 

축구 월드스타 호날두 방한경기
밤 8시 팀 K리그-유벤투스 격돌
가난·심장질환 딛고 수퍼스타로
마이클 잭슨 같은 퍼포먼스 인기

이탈리아 유벤투스 공격수 호날두는 26일 중국 난징에서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뒤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팀 K리그(K리그 선발팀)’와의 친선 경기에 출전한다. 호날두는 계약에 따라 45분 이상을 뛴다. 최고 40만 원짜리 프리미엄 존을 포함한 입장권 6만5000장은 2시간 30분 만에 모두 팔렸다.
 
주최사인 ‘더페스타’ 장로빈 대표는 “호날두의 티켓 파워”라면서 “유벤투스 선수들과 직원들은 ‘한국인이 이렇게 호날두를 좋아할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손흥민(27·토트넘)은 지난 21일 토트넘과 유벤투스와 경기 후 호날두를 찾아가 유니폼을 교환했다. 팀 K리그에 선발된 상주 윤빛가람은 “동료들이 ‘호날두 유니폼이 안 되면 그의 양말이라도 가져오라’고 하더라”며 껄껄 웃었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이 호날두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2014년 호날두의 축구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세상은 그의 발아래’가 개봉했고 같은 해 책 ‘완벽을 향한 열정’이 출간됐다. 이에 따르면 호날두의 인생은 영화나 소설보다 드라마틱하다. 
 
호날두가 현재 유벤투스에서 받는 연봉은 3100만 유로(약 400억원)나 된다. 28억원을 호가하는 수퍼카 부가티 베이론을 몰고 다닌다. 그러나 호날두는 ‘흙수저’ 출신이다.
 
1984년 호날두를 임신한 어머니 돌로레스는 집안 형편이 어려운 탓에 차라리 유산하길 원했던 모양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형편에 이미 3명의 자녀가 있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마데이라 섬에 폭풍우가 몰아치면 양철 판잣집에는 물이 줄줄 샜다.
 
모친 돌로레스는 1984년 호날두를 임신했지만 찢어지게 가난한데다 자녀 3명을 키우고 있어 낙태를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따뜻한 맥주를 마신 뒤 실신할 때까지 달리는 방법으로 유산을 시도했다. 하지만 1985년 2월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호날두는 엄마가 지우려고 했던 내가 지금 우리 집안의 돈줄이라고 농담을 건네는 효자다. [사진 호날두 인스타그램]

모친 돌로레스는 1984년 호날두를 임신했지만 찢어지게 가난한데다 자녀 3명을 키우고 있어 낙태를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따뜻한 맥주를 마신 뒤 실신할 때까지 달리는 방법으로 유산을 시도했다. 하지만 1985년 2월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호날두는 엄마가 지우려고 했던 내가 지금 우리 집안의 돈줄이라고 농담을 건네는 효자다. [사진 호날두 인스타그램]

가까스로 세상의 빛을 본 호날두는 어린 시절 억양 때문에 왕따를 당했다. 10대 때는 심장질환도 앓았다. 혈전이 생기는 좌심방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가난은 그를 뛰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길에서 주운 축구공으로 시멘트와 돌무더기 사이에서 피나는 연습을 했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만난 박지성(38)은 맨유 동료였던 호날두에 대해 “가장 먼저 경기장에 나타났고, 가장 늦게 나갔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벤투스 메디컬 테스트에서 호날두의 신체 나이는 실제보다 열세 살이나 적은 20세로 나타났다. 체지방률은 7%에 불과했다. 어릴 적 먹지 못해서 한이 맺혔던 킨더 초콜릿을 한때 즐겼지만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이마저도 끊었다. 그의 주식은 닭가슴살과 샐러드다.
 
호날두는 새시즌 톱스피드 위해 오비크웰루와 훈련했다. 오비크웰루는 100m 9.86에 주파하는 포르투갈 스타다. [사진 호날두 인스타그램 캡처]

호날두는 새시즌 톱스피드 위해 오비크웰루와 훈련했다. 오비크웰루는 100m 9.86에 주파하는 포르투갈 스타다. [사진 호날두 인스타그램 캡처]

유럽 챔피언스리그 6번째 우승을 노리는 호날두는 이달 초 유럽 육상 단거리 100m 챔피언인 프란시스 오비크웰루(40·포르투갈)를 찾아갔다. 함께 뜀박질하며 단거리 전력질주 훈련을 했다.
 
사생활이 다소 문란했던 동갑내기 축구 스타 웨인 루니(잉글랜드)가 이미 프리미어리그를 떠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루니는 현재 미국 DC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 시절인 2018년 4월 유벤투스전에서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골을 터트리고 있다. 호날두는 1m41cm를 점프했고 슈팅 타점은 2m38cm에 달했다 [사진 마르카 캡처]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 시절인 2018년 4월 유벤투스전에서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골을 터트리고 있다. 호날두는 1m41cm를 점프했고 슈팅 타점은 2m38cm에 달했다 [사진 마르카 캡처]

 
호날두는 마치 팝스타 마이클 잭슨에 비견된다. 잭슨은 춤과 노래에 모두 능할뿐더러 문 워크 같은 독창적인 퍼포먼스를 뽐냈다. 호날두는 스텝오버(헛다리 짚기 드리블)로 일대일 돌파를 선보인다. 도약 후 점프높이는 78㎝나 된다.
 
골을 넣으면 공중에서 180도 회전한 뒤 두 팔을 쭉 뻗는 ‘호우 세리머니’를 펼친다(실제로는 “호우”가 아닌 “지(Si)”를 외친다). 그가 세리머니를 펼칠 때 축구장은 콘서트장으로 변한다.
 
축구장 밖에서의 모습도 매력적이다. 20대 초반까지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던 호날두는 패셔니스타로 변모했다. 영문 이니셜과 등 번호를 조합한 속옷 브랜드 ‘CR7’도 인기다. 20대 때는 수많은 염문설에 휩싸였던 ‘바람둥이’였지만 지금은 ‘순정남’이다. 스페인 모델 출신 여자친구 조지나 로드리게스(23)와 함께 산다. 인스타그램에 네 명의 아이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수시로 올린다.
 
호날두는 스무살 때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를 잃었다. 그 이후로 꾸준히 나눔과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을 잘 챙긴다. [사진 유벤투스 소셜미디어]

호날두는 스무살 때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를 잃었다. 그 이후로 꾸준히 나눔과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을 잘 챙긴다. [사진 유벤투스 소셜미디어]

사람들은 ‘기부왕’ 호날두에게 찬사를 보낸다. 지금까지 기부한 돈만 수백억 원이다. 호날두는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를 겪은 6세 소년 마르투니스를 직접 만나 위로했다. 피로 얼룩진 포르투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채 구조된 소년을 위해 지역복구비와 교육비를 지원했다. 이 소년은 2015년 포르투갈 프로축구 스포르팅 리스본에 입단했다. 호날두는 문신을 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문신을 하면 헌혈을 하기 어렵다는 우려 때문이다.
2018년 6월16일 소치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포르투갈과 스페인전은 11년차 축구기자가 현장에서 지켜본 인생경기였다. 당시 호날두는 초호화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1대11 같은 외로운 싸움을 했다. 하지만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3-3 무승부를 이끌었다. 마치 첨단무기로 중무장한 아이언맨 같았다. [AP=연합뉴스]

2018년 6월16일 소치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포르투갈과 스페인전은 11년차 축구기자가 현장에서 지켜본 인생경기였다. 당시 호날두는 초호화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1대11 같은 외로운 싸움을 했다. 하지만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3-3 무승부를 이끌었다. 마치 첨단무기로 중무장한 아이언맨 같았다. [AP=연합뉴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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