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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돈줄로 마이너스 탈출, 2분기 성장률 1.1%

중앙일보 2019.07.26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대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1분기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던 성장률을 끌어올린 건 정부였다. 투자와 수출 부진 속에 민간 부문은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성장률 반등에도 경기 회복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7분기 만에 우울한 최고 성장
기여도 정부 1.3%P, 민간 -0.2%P
투자도 작년 동기대비 뒷걸음
재정여력 줄어들면 저성장 덫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1.1%(전 분기 대비)를 기록했다. 역성장한 1분기(-0.4%)의 충격에서 벗어나며 반등했다. 2017년 3분기(1.5%) 이후 최고치다. 1년 전과 비교한 성장률은 2.1%다. 한은의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1.9%)는 달성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분기 성장률의 반등에는 1분기 역성장의 기저효과가 컸다. 여기에 정부가 쏟아부은 돈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1분기 0.4%에 불과했던 정부소비가 2분기에 2.5%로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2.8%) 이후 최고치다.
 
‘정부의 힘’은 수치로 확인됐다. 2분기 성장률(1.1%)에서 정부기여도가 1.3%포인트나 됐다. 2분기 경제성장은 정부가 다 한 셈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커진 건 중앙정부의 재정집행이 높아지고 지방 교부금이 집중된 결과”라고 말했다. 재정의 약발이 사라지면 무너지는 한국 경제의 위태로운 상황은 1분기 성장률에서 드러난 바 있다. 1분기 정부기여도가 급감(-0.6%포인트)하자 경제는 마이너스(-0.4%)로 곤두박질했다.
 
2분기 성장률 반등에도 우려가 커지는 것은 민간의 부진이다. 2분기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0.2%포인트)로 돌아섰다. 정부가 살려낸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민간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해 4분기(-0.3%포인트) 이후 6개월 만이다.
 
투자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2분기 건설투자(1.4%)와 설비투자(2.4%)는 1분기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건설투자(-3.5%)와 설비투자(-7.8%) 모두 역성장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를 나타내는 총고정자본형성에서 민간 기여도(-0.5%포인트)는 1분기(-0.2%포인트)보다 뒷걸음질 쳤다.
 
수출도 힘겹다. 2분기 수출은 2.3% 증가(전 분기 대비)했지만 1분기 마이너스(-3.2%) 성장의 기저효과 덕이 크다. 2분기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1%포인트를 기록하며 성장률을 깎아 먹었다. 민간소비도 성장을 뒷받침하기에 힘이 부쳤다. 2분기 민간소비는 0.7% 늘며 1분기(0.1%)보다는 나아졌지만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0.3%포인트)는 정부소비(0.4%포인트)에 못 미쳤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2.2%) 달성까지는 가시밭길이다. 박양수 국장은 “올해 경제가 2.2% 성장하려면 3·4분기에 각각 전 분기 대비 0.8~0.9%의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낙관하기는 어렵다. 2.2% 전망치에는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이 빠져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3일 “일본 수출 규제의 부정적 영향이 이어지면 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한국 경제가 1%대 ‘저성장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고용 지표 등에서 드러나듯 정부 재정 집행으로 2분기 성장률은 올라갔지만 문제는 하반기”라며 “정부의 재정 여력이 줄어들고 추가경정예산 통과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이 더 나빠지면 성장률은 목표치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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