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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사시 한반도 증원전력 언제라도 타격 미사일 과시

중앙일보 2019.07.25 18:18
지난 5월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리는 KN-23이 이동형미사일발사대(TEL)에서 발사되고 있다. 7월 25일 북한이 쏜 미사일도 일단 KN-23의 사거리 연장형이라는 초기 평가가 나왔다. [조선중앙통신]

지난 5월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리는 KN-23이 이동형미사일발사대(TEL)에서 발사되고 있다. 7월 25일 북한이 쏜 미사일도 일단 KN-23의 사거리 연장형이라는 초기 평가가 나왔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25일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지난 5월 9일 평안북도 구성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 미사일(SRBM)을 쏜 지 77일 만이다.  

사거리 690㎞, 제주도 포함 한반도 전역 사정권
미군 F-35B 비행장 있는 이와쿠니도 타격 가능
군 당국, 회피 기동 북한 미사일 한때 추적 실패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 함경남도 호도반도에서 총 2발의 미사일이 날아가 동해로 떨어졌다. 첫 번째 미사일은 최대 고도 50~60㎞를 찍는 탄도 궤적을 그린 뒤 430㎞를 비행했다. 두 번째 미사일은 비슷한 고도에서 690㎞를 날아갔다. 2발 모두 동해의 공해에 떨어졌다.
 
북한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동한 뒤 군사적 압박을 점점 높여가고 있다. 지난 23일 김 위원장이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을 탑재할 것으로 보이는 신형 잠수함을 시찰한 데 이어 사거리 690㎞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다.  
 
 
합참 관계자는 “2발이 같은 기종인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첫 번째 발사한 미사일은 신형으로, 두 번째도 새로운 형태의 미사일로 각각 추정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5월 두 차례 선보인 KN-23의 사거리 연장형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군 당국은 사거리 690㎞에 주목하고 있다. 호도반도에서 발사해도 이 정도 사거리면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기 때문이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은 사거리 700㎞ 안팎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고 했다”며 “유사시 한반도로 투입하는 증원전력을 언제라도 공격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외교ㆍ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로맷의 선임 에디터인 앤킷 판다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좀 더 남쪽에서 쏘면 미국 해병대 소속 스텔스 전투기인 F-35B가 배치된 이와쿠니(岩國) 비행장을 타격할 수 있다”고 적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3월 사거리 1000㎞의 스커드-ER(사거리 연장) 미사일 4발을 발사하면서 이와쿠니 비행장을 가상 목표로 설정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날 합참은 미사일의 사거리를 고쳐서 발표했다. 오전 미사일 2발이 함께 430㎞를 비행했다고 밝혔지만, 오후 두 번째 미사일의 사거리가 690㎞였다고 정정했다. 합참 관계자는 “미국이 다양한 탐지 자산으로 더 길게 평가했고, 한ㆍ미가 공동 협의를 통해 사거리를 690㎞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소식통은 “군 당국이 두 번째 미사일의 탄착 지점을 놓쳤다”며 “예상과 다른 궤적을 보여 당황했다”고 전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두 번째 미사일이 회피 기동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김정은 위원장이 호도반도 현장에서 미사일 발사를 지켜봤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최근 김 위원장이 인근 지역에서 체류하며 공개 활동이 있었고, 관련 동향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호도반도에서 멀지 않은 원산에서 휴가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러한 행위(미사일 발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미사일 발사가) 9ㆍ19 군사합의에 위배된다고 보나’는 질문에 “전체적인 취지에는 어긋나고 있다”고 답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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