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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 168명 불법 취업 알선 후 7000만원 챙긴 한노총 간부

중앙일보 2019.07.25 17:04
자료사진. [중앙포토]

자료사진. [중앙포토]

관광비자로 입국한 베트남인을 건설 현장에 불법으로 취업시키고, 임금 일부를 가로챈 한국노총 간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간부의 불법 취업 행각을 눈 감아 준 건설사 현장소장도 함께 기소됐다.  
 

부산지검 한노총 간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
간부 불법행위 눈감아 준 건설소장 배임혐의로 기소
출입국관리사무소 불법취업 노동자 강제 추방키로

부산지검 외사부는 출입국관리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배임증재,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한국노총 소속 한국연합건설노조 부·울·경 지부 부본부장 A씨(39)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A씨의 불법 취업 행각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A씨에게 1300만원을 받은 모 건설사 현장 소장 B씨(53)는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부산, 울산 건설 현장 3곳에 베트남인 168명을 일용직으로 불법 취업시켰다. 그리고 불법 취업시킨 이 중 103명의 월급 통장을 직접 관리했다.  
 
A씨는 베트남 일용직 한 명당 일당 21만원을 받으면 숙박비 등 부대 비용을 제외하고 알선비 명목으로 5만원씩을 빼돌렸다. A씨가 5개월 동안 가로챈 금액은 7350만원에 이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A씨의 불법 취업 행각을 한 건설사의 현장소장인 B씨(53)가 눈치챘다. 그러자 A씨는 B씨에게 불법 취업 사실을 묵인해주는 대가로 1300만원을 건넸다.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외국인 불법 취업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펼치자 A씨는 자신의 불법 취업 알선 행위를 일용직 노동자인 C씨(53)에 떠넘기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A씨는 C씨가 처벌받게 되면 벌금 등을 대신 내주겠다며 허위 진술을 교사했다.  
 
A씨는 건설 현장에서 목수로 일하며 사실상 공사 업무를 지휘하고 일용직 취업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탓에 C씨는A씨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기소됐다. 건설사 현상소장 역시 A씨 등이 행여 단체 행동을 할 경우 공사 기간이 지연돼 손해금을 물까 봐 A씨 눈치만 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일선 반장을 통해 베트남에서 현지인을 대거 모집한 뒤 관광비자로 국내에 입국하면 바로 건설 현장에 불법 취업시킨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검찰은 A씨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했지만, 법원은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며 두 차례 기각했다.
 
검찰은 불법 취업한 베트남 노동자 명단을 출입국관리소 측에 전달해 강제추방하도록 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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