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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 남편 목졸라 살해한 70대 아내 "후련하다"…징역7년

중앙일보 2019.07.25 15:59
첩첩산중에 차려진 불법 도박장.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첩첩산중에 차려진 불법 도박장.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도박에 빠져 폭행과 가출을 일삼던 남편을 살해한 70대 아내가 징역형에 처해졌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임해지 재판장)는 25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77)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딸 B(45)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11월 8일 오전 9시쯤 경기도 부천시 주택에서 남편 C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허리띠로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사건 전날인 11월 7일 오후 8시쯤 어머니 A씨가 미역국에 수면제를 넣은 사실을 알고도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자 미역국을 먹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도박에 빠진 남편 C씨가 도박자금으로 쓸 돈을 요구하면서 자신을 폭행하고 가출하는 등 가정을 소홀히 하는 것에 평소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2018년 10월 중순 C씨가 며느리에게까지 도박자금을 빌려달라고 한 사실을 알게된 후 남편 살해를 계획했다.
 
A씨는 수면제 성분이 담긴 알약 7개를 남편 C씨가 먹을 미역국에 넣었다. 이후 행동 장애가 있는 딸 B씨에게 "네 아버지를 죽이려고 미역국에 수면제를 탔으니 아버지에게 드려라"라고 말했다.
 
가정폭력을 행사하던 C씨에게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던 B씨는 A씨에게 "나도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가 범행 후 진술하는 과정에서 '남편이 명대로 살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제 마음 속은 후련합니다'라고 말하는 등 사건 범행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유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비춰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 B씨에 대해서는 "어머니 A씨를 도와 아버지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은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다만 정신 발육지연 등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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