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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교통사고 시 도로 위 장애물 있나 살펴보지 않으면 법 위반 소지"

중앙일보 2019.07.25 12:00
교통사고 일러스트. 중앙포토

교통사고 일러스트. 중앙포토

 
교통사고를 냈다면 피해가 경미해 보이더라도 도로 위 장애물이 있나 한번 살펴보고 조치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대법원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교통사고를 낸 뒤 도로 위 장애물이 있는지 살펴보지 않은 화물자동차 운전자 김모(61)씨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대전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2016년 12월 17일 화물자동차 운전사 김씨는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안 상가 쪽에서 후진하다 다른 자동차를 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김씨는 피해차량 쪽을 몇 초간 쳐다보곤 그대로 떠났다. 피해차량 운전자는 보험회사에 연락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차에서 내려 김씨를 따로 쫓지는 않았다. 김씨는 무면허 상태였다.
 
1·2심 모두 김씨가 사고를 내고 도주한 것과 무면허로 운전을 한 건 유죄라고 판단했지만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는 무죄라고 봤다. 도로교통법 54조는 교통사고 당사자가 도로 위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물을 제거하는 등의 조치를 하도록 규정한다.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해서 사고 후에는 반드시 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심은 당시 피해차량의 수리비가 460만원가량 나왔지만 파편물이 도로에 흩어지지 않는 등 피해가 경미했고, 피해자가 김씨를 뒤쫓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로교통법 위반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에 1심은 김씨에게 징역 8월, 2심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생각은 달랐다. 재판부는 “교통사고로 파편물이 도로 위에 흩어지지 않았고 피해자가 실제 피고인을 추격하지 않았으며 사고 발생 장소가 아파트 단지 내 도로이고 날씨가 맑아 시야가 잘 확보된 상태였다는 등의 사정은 위와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사고 후에 적절한 조치를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당시 김씨가 술을 마신 것으로 의심되는 상태였고 이미 음주·무면허로 처벌받아 집행유예기간이었던 상황을 종합하면 김씨가 도주하는 바람에 필요한 조치를 못 한 것으로 판단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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