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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 “소녀시대 덕에 ‘몸 쓰는 연기’…멋진 의주, 나도 닮고파”

중앙일보 2019.07.25 08:00
‘짠내 나는 재난 탈출 액션’을 표방한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에서 스크린 첫 주연인 의주 역을 연기한 임윤아.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짠내 나는 재난 탈출 액션’을 표방한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에서 스크린 첫 주연인 의주 역을 연기한 임윤아. [사진 SM엔터테인먼트]

 
그야말로 배우 임윤아의 재발견이다. ‘짠내 나는 재난 탈출 액션’을 표방한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 31일 개봉) 얘기다. ‘나랏말싸미’ ‘사자’ ‘봉오동전투’와 함께 올 여름 개봉작 ‘빅4’로 불리는 ‘엑시트’에서 임윤아는 2007년 데뷔 이후 12년 만에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재난 탈출 액션물 '엑시트' 첫 주연
"능동적이면서 사랑스러움에 끌려"
청춘의 '재난 같은 삶' 공감 끌어내

 
“올 여름 대작 중에 유일한 ‘홍일점’ 주연이 된 셈인데, 멋진 (다른 배우)분들 사이에서 기분 좋고 신기하네요.”
 
‘엑시트’는 만년 취업 준비생인 용남(조정석)과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직장인 의주(임윤아)가 난데없이 도시를 덮친 유독가스 재난에 맞서 함께 헤쳐 가는 과정을 담았다. 시시각각 심장 졸이는 다급함과 위기 속에서도 극이 경쾌함을 잃지 않는 건 주인공 의주를 연기한 임윤아의 싱그러움‧꿋꿋함‧어설픔에 크게 힘입고 있다.  
 
재난 속에 돋보이는 조정석·임윤아 '케미'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2017년 ‘공조’(781만 명) 이후 두 번째 영화로 ‘엑시트’를 선택한 게 “주인공이란 비중을 떠나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의주는 능동적이고 책임감 강하고 판단력이 빠르죠. 주체적이면서도 ‘공조’의 박민영처럼 사랑스러운 면도 지녔고요. 어찌 보면 제가 닮고 싶은 인물이에요.”
만년 취업 준비생인 용남(조정석)과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직장인 의주(임윤아)가 난데없이 도시를 덮친 유독가스 재난에 맞서 함께 헤쳐 가는 과정을 담은 '재난 탈출 액션' 영화 '엑시트.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만년 취업 준비생인 용남(조정석)과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직장인 의주(임윤아)가 난데없이 도시를 덮친 유독가스 재난에 맞서 함께 헤쳐 가는 과정을 담은 '재난 탈출 액션' 영화 '엑시트.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용남과 의주는 대학 산악부 동아리 선후배 관계. 의주가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는 컨벤션홀에 용남이 어머니 칠순 잔치를 치르기 위해 찾아오면서 영화는 본궤도를 탄다. 촌각을 다투는 재난 상황에서 의주는 우왕좌왕하는 손님들을 ‘비상 매뉴얼’에 따라 이동시키고 용남과 둘만 남아 탈출을 도모한다.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유독가스를 피해 빌딩 옥상을 이곳저곳 뜀박질하는 이들에게 동아리 시절 익힌 클라이밍이 ‘맨몸 탈출’의 필살기다.  
 
“정석 오빠랑 2-3개월 간 연습장에서 클라이밍 김자비 선수에게 세세하게 배웠어요. ‘소녀시대’에서 춤추며 활동한 게, 몸 쓰는 작업에 크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건물 사이를 밧줄 타고 넘는 장면 같은 건 와이어 도움을 받았는데, 콘서트 때 와이어로 오르락내리락했던 경험이 있어서 겁먹지 않고 해냈죠.”  
 
영화에서 '찰진 호흡'을 보여주는 두 사람은 쉼 없이 뛰고 각종 방호도구로 생존을 모색한다. 통신‧전기 등이 두절되는 ‘생활‧도심형’ 고립 위기에서 휴대전화 불빛을 깜빡거리며 조난 신호를 보낸다. 방호복으로 활용되는 대형 종량제봉투에 대해선 “실제 입어보니 안에 땀이 송글송글 차는 게 정말 효과가 있겠다 싶더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재난 땐 체력이 가장 큰 준비물이란 걸 배웠어요(웃음). 사실 평소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본 적도 거의 없어 상상으로만 연기했는데, 현실적인 장비 덕에 집중이 더 되더라고요. 여러분도 방독면 배치나 구조 신호 같은 것 눈여겨보면 좋을 듯해요.”
 
화면으로 전해지는 땀과 눈물엔 체력뿐만 아니라 의지도 뒷받침됐다. 이상근 감독은 "윤아가 뛰고 또 뛰다가 몸이 제어가 되지 않는 순간 직전까지 한 번을 더 뛰고 카메라까지 와서 털썩 주저앉았는데, 그 마지막 컷이 영화에 쓰였다“면서 근성을 높이 평가했다.
 
"몸 쓰는 장면 많아 새로워…조금씩 성장해 갈 것"
 
재난 탈출극으로서 ‘엑시트’가 돋보이는 건 영웅적 능력이나 희생이 아니라 재난에 처한 이들 간의 ‘깨알 같은’ 신뢰와 협조로 극복해 간다는 점. 눈물‧콧물 흘리면서 서로 원망하기도, 힘을 북돋우기도 하는 모습이 마치 ‘재난 같은 사회생활’에 휩쓸린 청춘들의 자화상 같다. 특히 점장의 ‘갑질’ 구애에 곤혹스러워하다가 마지막에 이를 되갚은 의주의 한 방은 ‘생존’의 안도감과 함께 ‘승리’의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만년 취업 준비생인 용남(조정석)과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직장인 의주(임윤아)가 난데없이 도시를 덮친 유독가스 재난에 맞서 함께 헤쳐 가는 과정을 담은 '재난 탈출 액션' 영화 '엑시트.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만년 취업 준비생인 용남(조정석)과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직장인 의주(임윤아)가 난데없이 도시를 덮친 유독가스 재난에 맞서 함께 헤쳐 가는 과정을 담은 '재난 탈출 액션' 영화 '엑시트.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누구나 사회생활 하면서 참아야 하거나 힘을 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의주가 대신 표현해 준 거죠. 책임감, 양보, 배려 같은 것도 용감한 사람만이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랑 닮은 면이요? 의주가 훨씬 멋있어서 제가 그렇다고 말하긴…(웃음).”
 
‘소녀시대’ 데뷔 전 같은 해 드라마 ‘9회말 투아웃’(2007)으로 연기에 먼저 입문했다. 최고 시청률 41.5%의 일일극 ‘너는 내 운명’(2008)에서 장새벽 역할을 비롯해 ‘신데렐라 맨’(2009), ‘사랑비’(2012), ‘총리와 나’(2013), ‘THE K2’(2016) 등 주요 출연작에서 대체로 명랑소녀나 캔디 같은 선량하고 꿋꿋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악역 같은 연기 변신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신중하면서도 다부진 말투로 답했다.  
 
“갑작스레 스릴러를 하는 식으로 계단을 훅 뛰어넘을 것 같지는 않아요. 매번 미묘하게라도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려고 하고, 제가 성장해가는 시간을 공유해가고 싶어요. 이번 작품 역시 몸을 쓰는 장면도 많고 장르적으로 새로웠는데, 낯설지 않게 조금씩 도전해가려고요.”
 
만년 취업 준비생인 용남(조정석)과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직장인 의주(임윤아)가 난데없이 도시를 덮친 유독가스 재난에 맞서 함께 헤쳐 가는 과정을 담은 '재난 탈출 액션' 영화 '엑시트.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만년 취업 준비생인 용남(조정석)과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직장인 의주(임윤아)가 난데없이 도시를 덮친 유독가스 재난에 맞서 함께 헤쳐 가는 과정을 담은 '재난 탈출 액션' 영화 '엑시트.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수영·서현 등) 소녀시대 멤버들과 연기 경쟁 관계 아니냐”고 묻자 “예전에 오히려 그랬다면 몰라도 지금은 서로 응원하고 모니터해주는 사이”라고 했다. 걸그룹 선배인 ‘핑클’이 요즘 JTBC 예능 ‘캠핑클럽’으로 뭉쳐서 화제가 되는 것에 대해선 “그룹 생활의 공통점이 많아서 즐겨본다. 우리도 언젠가 저렇게 뭉쳐야지 얘기 나눴는데, (사람 수가 많아) 캠핑카로 안 되고 버스 빌려야지 싶다”면서 웃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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