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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어서"...10명 중 4명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앉아봤다

중앙일보 2019.07.25 07:00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 [중앙포토]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 [중앙포토]

 
지하철 이용자 10명 중 4명꼴로 분홍색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본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추승우 의원(더불어민주당·서초4)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임산부 배려석 불편 민원 해소를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서울지하철 1∼8호선 이용 시민 6179명을 설문조사했다. 온라인으로 조사했고, 일반인 4977명과 임산부 1202명이 참여했다.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임신하지 않은 일반인 응답자 39.49%가 ‘앉아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배려석에 앉은 이유로는 ‘비어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4.64%, ‘배려석이라서’가 26.86%였다. 그 외의 이유로는 차별이라 느껴져서, 임산부 배려석을 몰라서 등이다.
 
서울교통공사 설문조사

서울교통공사 설문조사

 
배려석에 앉았을 때 주변에 임산부가 있을 경우 어떻게 대처했느냐는 질문에는 ‘임산부인지 알면 양보한다’가 54.6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임산부인지 몰라도 양보한다’가 39.5%를 차지했다.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경우 무엇을 하며 목적지까지 가는지를 묻자 일반인 응답자 중 47.52%는 ‘그냥 간다’고 답했다. 32.85%는 스마트폰을 본다고 답했다. 졸면서 간다, 주변을 무시한다, 책을 본다 순으로 답했다.
 
서울교통공사 설문조사

서울교통공사 설문조사

 
임산부 배려석은 지난 2013년 서울 지하철에 처음 도입됐다. 이전에 스티커를 붙여 배려석을 알리다 좌석을 분홍색으로 바꾸고 발밑 부분에 핑크 카펫 스티커를 부착했다. 부산 지하철은 지난 2017년 임산부가 배려석에 다가가면 음성안내가 나오는 핑크라이트를 도입했다. 배려석 옆 폴대에 수신기를 장착하고 임산부가 소지한 발신기가 반응해 신호를 보내는 구조다.
 
임산부 배려석은 도입 이후 일반인이 앉거나 배려석에 앉은 임산부를 일반인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생기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5월 “임신한 아내가 배려석에 앉았다가 폭행당했다”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다. 글쓴이는 지난 5월 18일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한 남성이 “여기 앉지 말라고 쓰여 있잖아”라며 아내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에는 한 군인이 “휴가 중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가 국방부 조사까지 받았다”는 글을 페이스북 ‘군대나무숲’에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추승우 의원은 “임산부 배려석 관련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우리 누구나 임산부의 가족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고 양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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