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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의 교통돋보기] 교통안내문 지키기 어렵나요?

중앙일보 2019.07.25 00:24 종합 29면 지면보기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띠리링 띠리링.”
 
얼마 전 운동 삼아 서울 양화대교를 걸어서 건널 때였다. 갑자기 뒤에서 벨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자전거 한 대가 눈에 띄었다. 지나갈 테니 비켜달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양화대교는 인도가 좁아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자칫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엉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닥에는 ‘보행자 우선 자전거 탑승 금지’라는 안내문이 큼지막하게 곳곳에 쓰여있다. 다리 난간에도 ‘자전거를 끌고 가세요’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하지만 양화대교를 건널 동안 마주친 10여대의 자전거는 모두 안내문을 지키지 않았다.
 
인근 서강대교도 마찬가지다. 이곳 역시 인도가 좁은 탓에 자전거 탑승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지키는 자전거는 보지 못했다. 한강의 다리 중에는 잠수교처럼 자전거도로를 갖춰 편하게 건널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다. 굳이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건너겠다면 이들 다리를 이용하면 되고, 아니라면 안내문처럼 자전거를 끌고 건너면 된다. 그런데 이런 구분 없이 그냥 타고 건너고, 심지어 보행자에게 비키라며 자전거 벨까지 울려댄다.
 
다리 아래 한강공원의 자전거도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전동킥보드, 전동휠 등 이른바 퍼스널모빌리티(Personal Mobility)는 다닐 수 없다는 안내판이 곳곳에 서 있다. 안전사고를 우려한 조치다. 그러나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자전거도로를 질주하는 전동킥보드를 종종 보게 된다.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전동킥보드에 놀라 핸들을 급하게 틀었다가 넘어져 팔다리가 부러진 자전거 이용자의 사연도 들었다.
 
공원과 학교에서도 자전거나 전동킥보드의 통행을 금지하는 안내판을 세워둔 곳이 있지만, 역시 잘 안 지켜진다. 아마도 안내판에 적힌 문구를 이해 못 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저 자신의 편의를 위해 애써 외면하는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교통안내판은 약속이다. 서로의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할 질서다. 대부분이 이를 외면하고 무질서해지면 결국 그 피해는 우리 자신에게 되돌아오고 만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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