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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음주 3년 간 5532건 단속

중앙일보 2019.07.25 00:02 종합 18면 지면보기
2017년 발생한 사업용 차량의 교통사고 사망자 중 일반화물차가 1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합뉴스]

2017년 발생한 사업용 차량의 교통사고 사망자 중 일반화물차가 1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합뉴스]

#. 지난 3월 고속도로 휴게소 주변에 식당을 차려놓고 화물차 운전기사들에게 술을 팔아온 식당 업주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식당들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 화물차 기사 등 30여명도 적발됐다. 운전자들은 휴게소 주변의 울타리가 망가진 곳이나 휴게소와 외부를 연결하는 출입구를 통해 식당을 오갔으며, 음주 후에 곧바로 운전대를 잡은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용 차량 사고 이제 그만 <상>
교통안전공단 화물차 사고 분석
사고 치사율 2.7배, 사망자 최다
“지입차 안전관리 의무 강화해야”

#. 지난 4월 부산에선 60대 운전자가 혈중알코올농도 0.138%의 만취 상태로 화물차를 몰다가 다른 대형 화물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중태에 빠지고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술에 취한 이 운전자는 정지 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로 직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화물차 기사들의 음주운전이 위험 수준까지 치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화물차의 음주운전은 도로 위의 난폭한 흉기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4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17년 사업용 차량의 교통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화물차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사업용 차량 사고 사망자(454명)의 24.7%에 해당한다. 법인택시(21.8%)와 시내버스(20.7%)가 뒤를 이었다.
 
또 일반화물차는 교통사고 사상자 100명당 사망자의 비율을 따지는 치사율도 4.0명으로 사업용 차량의 전체 평균인 1.5명보다 2.7배나 됐다. 그만큼 사고가 나면 인명피해가 크다는 의미다.
 
화물차는 통상 ▶일반화물 ▶개별화물 ▶용달화물로 구분하며, 이 가운데 일반화물은 지입제 등 여러 형식으로 화물 운수회사에 소속된 차량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일반화물차의 사고에 음주운전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는 교통안전공단이 2017년 한해 교통사고를 낸 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지난 3년간(2015~2017년) 음주단속 건수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일반화물차 운전자들의 음주운전 단속건수가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뉴스1]

일반화물차 운전자들의 음주운전 단속건수가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뉴스1]

 
해당 기간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음주단속 건수는 모두 1만 3046건이었다. 이 가운데 일반화물이 5532건으로 무려 42.4%를 차지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많은 용달화물(1837건), 법인택시(1539건)보다 월등히 많은 수치다.
 
교통안전공단의 서상언 책임연구원은 “일반화물차 기사들의 음주단속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건 그만큼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입제가 많은 일반화물차의 특성상 운전자에 대한 안전관리 미흡이 음주운전을 부추긴다는 해석도 있다.
 
서 책임연구원은 “화물의 지입제도는 화물차 소유자가 운수회사로부터 영업용 번호판을 대여받는 대신 본인의 차량 소유권을 운수회사에 일임하는 형식”이라며 “이 경우 택시나 버스와 달리 운수회사는 차량 번호판만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운전자에 대한 안전 관리는 거의 안 된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인근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술을 파는 식당의 모습. [연합뉴스]

고속도로 휴게소 인근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술을 파는 식당의 모습. [연합뉴스]

 
이 때문에 음주운전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일반화물차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병윤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지입차에 대한 운수회사의 관리 의무를 좀 더 명확히 하고, 수시로 음주 단속을 하는 등 가능한 방안들을 모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중앙일보·한국교통안전공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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