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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가산점, 현역 50% 물갈이…달아오르는 공천룰 갈등

중앙일보 2019.07.24 18:20
내년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여야가 발 빠르게 공천룰을 마련하고 있다. 한시라도 빨리 내부 기준을 정해 총선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달 초 각각 ‘물갈이’와 ‘혁신’을 내세운 공천룰 밑그림을 내놨다. 하지만 양당 공히 반발하는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친문 공천판 될까…촉각 세우는 비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두 번째)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두 번째)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민주당에서는 친문(親文)-비문(非文) 간 물밑 기싸움이 팽팽하다. 당이 지난 5월 처음 윤곽을 밝힌 공천룰의 핵심은 ‘신인 가산점’ 제도다. 정치 신인들에게 공천심사·경선 과정에서 10∼2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게 골자다. 대대적인 물갈이를 목표로 참신한 얼굴을 내세우겠다는 취지를 반영했다. 청년·여성·장애인의 경우 최대 25%까지 가산점을 준다.
 
민주당 총선공천제도기획단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가산점을 범위로 설정해 신인의 무게와 당선 가능성에 따라 당 지도부에서 유연하게 판단할 여지를 뒀다”고 24일 말했다. “그렇게 해야 현역 반발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영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이 제도가 사실상 내각 등에 포진한 친문 인사에게 공천을 주기 위한 장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 규정에는 선관위 후보 등록, 경선 출마, 지역위원장 역임 등 경험이 있으면 ‘신인’으로 간주하지 않아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 당내 비주류 인사보다는 여태 선거에 나선 적이 없는 청와대 참모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정치 신인도 경선이 원칙이기 때문에 전략공천으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경선 투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권리당원’과 관련해서도 일각에선 형평성을 지적하고 있다. 권리당원 대부분이 친문 성향이 높아서다. 비문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자칫 비문 세력을 물갈이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면 누가 쉽게 수긍하겠나"라며 "행여 '진문감별사'라는 말이 돌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현역 50% 물갈이…영남 지역 노리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월 30일 프로축구 경남FC의 경기가 열린 창원 축구센터 안에서 4·3 창원성산 재보궐 선거 운동을 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월 30일 프로축구 경남FC의 경기가 열린 창원 축구센터 안에서 4·3 창원성산 재보궐 선거 운동을 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한국당에선 신상진 신정치혁신특위원장이 최근 정치신인(50%)과 청년·여성(40%)에 큰 폭의 가산점을 주는 공천룰을 황교안 대표에게 보고했다. 탈당 및 공천 불복 전력이 있는 현역 의원의 경우 반대로 최대 30%를 감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김선동 특위 소위원장은 지난 12일 “민주당과 비교해 더 크게 혁신하고 선진적인 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공천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신 위원장의 언행에 거부감을 표출하는 이가 적지 않다. 신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 등에서 “현역 50% 물갈이” 의사를 내비쳤다. 이후 “인위적으로 몇 퍼센트를 자른다는 안은 없다. 참신한 새 인물이 당에 새 활력을 넣는다는 원칙만 마련 중”이라고 했지만, 갈등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공식 공천룰을 결정하는 건 총선기획단이 하는 것이다. 특위는 참고자료를 만들 뿐"이라고 했다. 다른 당 고위관계자 역시 “특위 차원에서 논의 중인 사안을 신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외부에 알리고 있다"고 했다.
 
특히 ‘50% 물갈이’론에 대해선 영남 지역 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험지가 많은 서울·수도권 대신 보수의 메카라는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에 칼을 댈 가능성이 높아서다. 당 관계자는 “진짜로 현역 50% 물갈이를 한다면 영남 현역 대다수를 바꾸겠다는 의미 아닌가"라며 "당을 깰 심산이 아니라면 황 대표가 그런 무모한 방식을 쓰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심새롬·한영익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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