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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 마친 자사고 8곳 "법적 대응만 남았다"

중앙일보 2019.07.24 13:45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한양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한양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서울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지위를 최소한 8개 학교의 청문 절차가 24일 중앙고와 한대부고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조희연 교육감은 "26일 교육부에 자사고 취소 동의 신청서를 제출하겠다"면서 "교육부가 2~3일 정도면 결론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26일 자사고에 '지정취소 동의' 신청
자사고 학부모 "소통 강조한 진보 교육감, 눈·귀 닫아"

서울시교육청은 22~24일 자사고 지정취소 청문을 마쳤다. 청문은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평가에서 기준점수 70점(100점 만점)에 못 미쳐 지정이 취소된 학교들이 입장을 소명(까닭이나 이유를 밝혀 설명)하는 절차다. 
 
8개 자사고 모두 "교육청의 평가가 부당했고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는 주장을 펼쳤고, 교육청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고 교장들은 "교육청 청문과 교육부 동의 과정에서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자사고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사흘 내내 항의 집회를 열었다. 중앙고 학부모는 참여하지 않았다. 김종필 중앙고 교장은 "200여명의 학부모가 교육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오지 마시라고 했다"면서 "어차피 청문을 요식행위로 여기는데 뭐하러 고생을 하시냐"고 말했다. 청문의 마지막 주자인 한대부고의 학부모들은 교육청 정문 앞에서 비를 맞으며 시위를 이어갔다. 
 
자학연(자사고학부모 연합) 소속의 한 학부모는 "교육청의 평가와 청문 모두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라'는 뜻의 은어)'로 진행됐다"면서 "소통을 중시한다는 진보 교육감이 '자사고 폐지'라는 답을 정해놓고, 학부모와 학생의 외침에는 눈과 귀를 닫고 있는 모습이 속상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에서 중앙고는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신입생이 줄고 있다. 일반고로 전환돼 학군 내의 학생만 배정받게 되면 학교 존립이 어려워진다"고 호소했다. 자사고는 서울 전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지만, 일반고는 학군 내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배정받는다. 김종필 중앙고 교장은 "인근의 일반고까지도 '중앙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몇 안되는 학생들을 나눠서 배정받아야 한다'며 걱정이 크다"면서 "시교육청이 도심의 오래된 학교라는 특수성을 고려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중앙고는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모교이기도 하다. 김 교장은 "교육감은 공인이니 사사로운 부분에 연연해서는 안된다"면서도 "모교라는 이유로 오히려 더 손해를 많이 보는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자립형사립고등학교 지정취소를 발표한지 하루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앙고등학교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교육청이 자립형사립고등학교 지정취소를 발표한지 하루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앙고등학교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는 '자사고 취소 동의' 요청을 받은 날부터 50일 이내에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내년 3월 일반고로 전환된다.  
 
지정 취소된 8개 자사고는 교육부 결과가 나오면 공동으로 법적 대응에 돌입할 예정이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행정소송도 나선다. 감사원 감사도 신청한다.  
 
김철경 서울자사고연합회장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검토 결과, 서울시교육청 재지정 평가의 부당성과 불공정성 등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확실한 승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만에 하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전민희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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