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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셔츠 환불 어렵다"… ‘아이돌 굿즈’ 갑질 엔터사 제재

중앙일보 2019.07.24 12:00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데뷔 6주년을 기념해 연 'BTS 페스타'에서 공연하고 있다. [BTS 공식 페이스북]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데뷔 6주년을 기념해 연 'BTS 페스타'에서 공연하고 있다. [BTS 공식 페이스북]

중학생 김혜진(15) 양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팬이다. 용돈을 모아 한 달에 한두 번씩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 BTS 로고가 박힌 티셔츠ㆍ화장품을 산다. 그런데 최근 산 화장품을 환불하려다 가로막혔다. 쇼핑몰 측은 ‘단순 변심’을 이유로 환불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환불해 주더라도 화장품을 받은 즉시 쇼핑몰에 알리고, 일주일 내 반송했어야 한다는 조건을 들었다. 김양은 “순수하게 ‘팬심’에서 BTS 제품을 사 모으고 있는데 일반 온라인 쇼핑몰만 못한 서비스에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이돌 기획사의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이돌 굿즈(아이돌 이미지를 캐릭터화하거나 모델 삼아 제작한 상품)’를 판매하며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YG플러스ㆍ스타제국ㆍ컴팩트디ㆍ101익스피어리언스 등 8개 사업자에게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과태료 3100만원을 부과했다고 24일 밝혔다.
 
아이돌 굿즈 판매에 대한 공정위 제재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우 공정위 전자거래과장은 “빅뱅ㆍ블랙핑크ㆍBTSㆍ에이핑크ㆍ블락비ㆍ제국의아이들 같은 인기 아이돌 굿즈가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로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위반 행위 중 대표적인 건 굿즈를 팔면서 ‘법정대리인(부모)이 계약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미성년자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고지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경우다. 구매자가 이 내용을 몰랐다면 부모가 구매에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계약을 취소하지 못했을 수 있다.
 
공정위는 또 청약철회 가능 기간을 임의로 단축해 알리거나, 철회 가능 사유를 임의로 제한하는 등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방해한 경우도 문제 삼았다. 예를 들어 ‘구매일로부터 7일 이내에 교환ㆍ환불 의사를 밝혀야 교환ㆍ환불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상품 판매자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의무도 지키지 않았다. 예를 들어 티셔츠ㆍ모자를 팔 때 소재ㆍ제조국ㆍ세탁방법 같은 기본 사항을 빠뜨리거나 화장품을 팔면서 사용 시 주의사항을 적지 않은 경우였다. 교환에 대한 내용은 고지하면서 반품ㆍ환불은 빠뜨린 경우도 있었다.
 
SM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JYP 등 상위 5개 연예기획사의 아이돌 굿즈 관련 매출은 2014년 750억원→2015년 1000억원→2016년 1500억원 규모로 성장세다. 박 과장은 ”아이돌 굿즈 주 소비층이 10~20대라 구매 후 피해를 보고도 알지 못하거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이돌 굿즈 판매 사업자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여부를 지속해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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