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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은 다 했다"며 10일 간의 대일 폭풍 페북 중단한 조국, 靑 회의엔 '아베 얼굴' 실린 책 들고와

중앙일보 2019.07.22 16:50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페이스북에서 집중해왔던 대일(對日) 여론전을 당분간 접겠다고 했다. 청와대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조 수석이 일본 상황과 관련해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은 다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강기정 정무수석(오른쪽)이 조국 민정수석이 가져온 책을 살펴보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강기정 정무수석(오른쪽)이 조국 민정수석이 가져온 책을 살펴보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13일 ‘죽창가’를 시작으로 열흘 간 이어졌던 조 수석의 ‘폭풍 페이스북’은 22일에 올린 글을 마지막으로 볼수 없을 전망이다. 자신의 페이스북 활동을 두고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자 이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 개혁과 같은 현안에 대해선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있다.
 
조 수석은 지난 1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발표된 뒤 온라인에서 대일 여론전의 전면에 서 왔다. 전날만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9개의 게시 글을 올린 조 수석은 22일 오전에도 참의원 선거 직후 나온 아베 총리의 발언을 인용 보도한 기사를 캡처해 글을 올렸다.
 
조 수석은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한국 대법원 판결을 비방·매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일지 몰라도, 무도(無道)하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판결은 노무현 정부 당시 민관 공동위서 결론 낸 사안이라는 언론의 보도 등을 비판하는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난 20일에도 “판결을 부정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로 불러야 한다”고 올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조 수석의 페이스북 활동이 ‘내부(국내) 갈등을 부추긴다’는 기자들 지적에 대해 “조 수석의 글은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법리적 문제는 법조인으로서 조 수석이 충분히 발언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대신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책을 한권 들고 입장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얼굴이 표지 전면에 실린『일본회의의 정체』라는 책이다.  

 
다수 참모가 서류나 파일철을 들고 입장한 것과는 눈에 띄게 다른 모습이었다. 조 수석은 착석하면서 책상 위에 뒷면이 보이도록 책을 엎어 놓았다. 그 바람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계속해서 책이 노출됐다. 일부러 취재진이 모인 공개 석상에서 보여줄 의도가 있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말이다.
 
수석이 회의에 들고 온 『일본회의의 정체』라는 책은 ‘교도통신’ 서울 주재 특파원을 지낸 아오키 오사무가 일본 최대 우익단체인 ‘일본회의’의 기원과 실체를 파헤친 책이다. 국내에는 2017년 7월 번역돼 출간됐다. 저자는 아베 신조( 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대다수 각료와 거의 모든 집권 자민당 의원이 ‘일본회의’ 멤버이거나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평화헌법에 자위대의 근거 조항을 추가하려는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 행보를 이해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최근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 “아베 총리가 개헌을 통해 보통국가로 가려고 한다”는 청와대 내부 시각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조 수석이 가져온 책을 강기정 정무수석이 관심 있게 살펴보기도 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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