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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갈등, 中 어부지리설···놀란 美, 포틴저·볼턴 함께 보냈다

중앙일보 2019.07.22 14:32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 일본을 방문해 고노 다로 외무상과 만났다.[AP=연합뉴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 일본을 방문해 고노 다로 외무상과 만났다.[AP=연합뉴스]

볼턴 22일 고노 외상과 "일 수출규제 따른 한·일 갈등 논의"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한ㆍ일 무역갈등 중재를 위해 첫 방문지인 도쿄에 도착했다. 볼턴 보좌관의 이번 방문엔 매슈 포틴저 NSC 아태담당 선임보좌관도 동행했다. 포틴저 선임 보좌관은 지난주 초부터 한ㆍ일 양국이 ‘화이트 리스트’(무역 우대국) 배제와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탈퇴 등의 사태 악화 조치의 중단을 포함한 중재안을 검토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동북아 안보공조 깨지면 중국이 승자,
글로벌 공급체인 충격도 中에 반사이익"

볼턴 보좌관은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국장과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오후엔 오후 외무성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과 회담했다. 볼턴 보좌관은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보호를 위한 다국적 연합 참여 문제와 일제 강제 징용 보상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갈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미 백악관 NSC는 한·일 두 나라의 갈등에 대해 어떤 중재안을 제시할 지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한국을 방문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난다. 사진은 지난 4월 11일 미국 백악관 영빈관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청와대 페이스북]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한국을 방문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난다. 사진은 지난 4월 11일 미국 백악관 영빈관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청와대 페이스북]

복수의 워싱턴 소식통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한국이 수입 다변화와 지소미아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지난주 백악관에 비상이 걸렸다”며 "포틴저 보좌관을 중심으로 양국에 대한 중재 방안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두 사람은 일단 한ㆍ일이 추가 조치를 중단하고 사태를 진정시킬 것을 주문하는 한편 고위급 대화를 주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물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간 직접 소통 채널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국이 물밑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건 “한ㆍ일 갈등이 확산해 돌이킬 수 없게 될 경우 한·미·일 안보 공조는 깨지고 결국 중국만 이익이란 우려 때문이 컸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한ㆍ일 갈등의 진정한 승자는 중국이 될 것이란 이야기가 확산되면서 북핵 이외엔 관심이 없던 트럼프 대통령도 움직였다는 뜻이다. 다른 소식통은 “한ㆍ미ㆍ일 중심의 반도체와 정보통신(IT) 글로벌 공급 체인이 타격을 받게 되면 향후 미국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만 아니라 중국이 반사 이익을 볼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국가안보 우려 때문에 차세대 5G(5세대) 네트워크 경쟁 기업인 중국 화웨이를 제재하고 있는 미국으로선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대목이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동아시아연구센터 부소장은 중앙일보에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거론하며 미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미국이) 초기에 분쟁 해결을 위해 중재를 나서지 않은 건 실망스럽지만 미국이 이제는 더 이상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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