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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100% 환급" 믿지 마세요… 상조 피해주의보 발령

중앙일보 2019.07.22 12:00
한 상조업체 상품의 회원 가입 약관. [연합뉴스TV 캡처]

한 상조업체 상품의 회원 가입 약관. [연합뉴스TV 캡처]

직장인 손승환(37) 씨는 지난 2월 보험회사에 다니는 지인의 권유로 상조보험에 가입했다. 월 3만3000원씩 120회(10년) 납입하는 조건이었다. “만기 납입하면 납입금의 100%를 환급해준다”는 말에 최소한 원금을 잃을 건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약관을 뜯어보다 눈이 번쩍 뜨였다. ‘만기 10년 후 환급’ 조건이 달려서다. 손 씨는 “올해 납입을 시작했는데 58세는 돼야 환급받을 수 있다면 사실상 환급받지 말라는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상조보험 피해가 늘어난 데 따라 22일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홍정석 공정위 할부거래과장은 “부실 상조회사 구조조정으로 인해 상조 업계가 중ㆍ대형업체로 개편했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어 선제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콕 집어 주의보를 발령한 건 두 가지 사례다. 먼저 ‘만기 100% 환급’ 조항이다. 많은 소비자가 만기 납입 시 100% 환급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상조 상품에 가입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상조회사에서 기존과 달리 만기 납입 후 1~10년이 지나야 환급해주는 상품을 판매하는 추세다. 
 
심지어 일부 상품은 만기가 32년 6개월이라 추가 기간까지 고려하면 100% 환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홍 과장은 “상조상품 가입 시 ‘계약 해제 및 해약 환급금’ 약관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피해 사례는 가전제품 결합 상품이다. 만기 후 계약을 해제하면 납입금 100%와 가전제품 가격에 해당하는 ‘축하금’까지 지급하는 조건을 내건 경우다. 예를 들어 에어컨값 150만원에 상조상품 450만원을 만기 납입할 경우 600만원을 받고 가전제품도 가져가는 식이다. 
 
하지만 가전제품 납입금은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상조업체가 폐업할 경우 상조 납입금의 절반만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가전제품 가격에 대한 추심까지 발생할 수 있다. 홍 과장은 “가전제품 등 ‘미끼 상품’을 내건 회사는 해당 상품 가입자가 늘수록 폐업 가능성도 커져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런 피해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8월 중 상조업계 재정 건전성 검토 결과를 토대로 법령을 개정한다. 또 만기 환급 관련 약정이 위법할 경우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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