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가 적폐입니까"···자사고 청문 첫날, 학부모들 시위

중앙일보 2019.07.22 10:48
22일 오전 재지정 탈락 자율형 사립고 청문회가 열린 서울교육청 앞에서 경희고 학부모들이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장진영 기자

22일 오전 재지정 탈락 자율형 사립고 청문회가 열린 서울교육청 앞에서 경희고 학부모들이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장진영 기자

"경희고 지켜줘!" "자사고 지켜줘" "학교는 우리 것!"

22일 오전 9시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는 50여명의 경희고 학부모들이 구호를 외쳤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이 경희고의 자사고 지위를 취소했고, 이날 시교육청에서 경희고의 소명(까닭이나 이유를 밝혀 설명하는 절차)을 듣는 청문이 진행됐다.
 

22~24일 지정취소된 자사고 8곳 청문 진행

서울교육청 앞에 모인 경희고 학부모들은 "우리가 적폐입니까" "우리가 재벌입니까" "우리가 특권층입니까"라고 물으며, "우리는 마음 편히 보낼 수 있는 학교가 자사고여서 자사고에 보낸 평범한 학부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구호를 외치다 중간에 자유 발언을 이어갔다. 자녀가 경희고 3학년이라는 한 학부모는 "지금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들 뒷바라지에 바쁜 시간에 왜 우리가 길거리에 내몰려서 이렇게 구호를 외쳐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강북에서도 학군이 정말 열악한 동대문구에 딱 하나 있는 자사고를 없애면 학부모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소리쳤다.  
 
또다른 학부모는 "아이를 일반고에 보내다 경희고로 전학시켰다"고 입을 뗐다. 그는 "일반고에서는 최상위권인 소수의 아이들만 특별관리하고, 우리 아이를 포함한 대다수 학생은 소위 들러리에 불과했다"면서 "경희고에 보낸 뒤 아이가 학교에서 성장하는 게 느껴져 만족스러웠다"고 말을 이어갔다.
 
또 "자사고에 보내고 싶어서 보낸 게 아니라, 인근에 보낼만한 학교가 정말 없다"며 "먼저 일반고를 정상화하고 교육의 질을 높여놨다면 자사고를 없애든 말든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이 좋은 학교는 만들어주지도 않은 채 자사고부터 없앴다.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거냐"고 반문했다.
 
자유발언이 끝날 때마다 학부모들이 "옳소"를 외치며 박수를 쳤다. 뒤이어 "진보의 탈을 쓴 조희연은 물러나라" "교육감 자식은 모두 외고 졸업, 내로남불" 등을 격앙된 목소리로 각자 외치기도 했다. 
22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경희고 학부모들이 조희연 교육감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장진영 기자

22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경희고 학부모들이 조희연 교육감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날은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경희고를 시작으로 배재고, 세화고에 대한 청문 절차가 이어진다. 23일은 숭문·신일·이대부고, 24일은 중앙·한대부고에 대한 청문이 진행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청문이 마무리되면 교육부에 이들 8개 학교에 대한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 신청서를 제출한다. 교육부가 심의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자사고 지정취소에 동의하면 이들 학교는 내년 3월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