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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나온 구미형 일자리…LG화학 공장 통째로 지어 '둥지'

중앙일보 2019.07.22 10:26
박천규 환경부 차관 등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Electric Vehicle) 트렌드 코리아 2019(친환경 자동차 엑스포)에서 LG화학 배터리팩을 보고 있다.[뉴스1]

박천규 환경부 차관 등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Electric Vehicle) 트렌드 코리아 2019(친환경 자동차 엑스포)에서 LG화학 배터리팩을 보고 있다.[뉴스1]

광주형 일자리의 속편이라 할 수 있는 '구미형 일자리'가 윤곽을 드러냈다. LG화학이 구미에 배터리 양극재 제조 공장을 새로 지어 입주하는 방식으로다. 양극재는 음극재·분리막·전해액과 함께 배터리의 4대 소재로,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쓰인다. 구미시 관계자는 22일 "지난달부터 LG화학 측과 여러 번 협상 벌여, 기존 구미에 지어져 있는 LG 계열사 건물 대신, 구미 5 산업단지 내에 제조 공장을 통째로 새로 건립해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 공장이 들어설 부지 규모는 6만여 ㎡, 구미시가 무상 임대하는 방식이다. 
 

구미시 부지 무상제공하는 투자 촉진형
LG화학, 6만여㎡ 5산업단지 안에
배터리 양극재 공장 새로 지어
신규 일자리 1000명 선 기대

LG화학의 양극재 공장이 지어지면, 구미에 신규 고용 일자리만 1000명 이상 생길 것으로 구미시 측은 예상했다. LG화학의 투자 규모는 5000~6000억원으로 전해졌다. 협약식은 구미시와 LG화학,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주중 열릴 예정이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미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LG화학에 좋은 정주 여건과 교육환경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 (공장이) 내년 초 착공하면 1년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확정은 아니지만, 고용인원은 1000명 선"이라고 했었다.  
 
구미공단 전경. [중앙포토]

구미공단 전경. [중앙포토]

구미형 일자리는 근로자 임금을 낮추고, 회사에 직접 투자하는 광주형 모델과는 다르다. 투자촉진형 일자리다. 기업이 지역에 들어와 투자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지자체가 부지 제공, 직원 주거대책 지원, 행정절차 간소화, 인력확보 등을 돕는 방식이다. 구미의 경우, 광주형 모델과 달리 기업이 별도로 임금을 낮추지 않아도, 근로자 평균 임금이 높지 않다. 실제 구미지역 근로자 평균 연봉은 3740만원 정도다.  
 
구미 현지의 노·사·민·정은 대체로 “불황 속에 일단은 반가운 소식”이라는 반응이다.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동의 한국노총 구미지부 의장은 “구미 산업은 전자부품·섬유 위주로 구성돼 있는데 점점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형편이다. 미래산업 위주로 개편해야 한다”며 “구미형 일자리로 자동차 배터리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규모로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배터리 완성 조립 공장이 안 들어오고 배터리 부품 공장이 들어오는 부분은 아쉽다. 하지만 80~90년대 구미가 수출도시로 호황을 누릴 때와 지금 구미의 상황은 분명 다르다”며 “일단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구미시 옥계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강준호(34)씨는 “경기 침체로 밤마다 북적이던 식당들도 이젠 공치는 날이 많아졌다. ‘구미형 일자리’로 지역 경제가 되살아나면 일자리도 늘어나고 주변 상가들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광주형 일자리 일러스트. [중앙포토]

광주형 일자리 일러스트. [중앙포토]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심규정 구미상공회의소 경제조사팀 과장은 “일자리를 늘려 지역 경기 활성화를 시키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2000곳이 넘는 중소기업을 구미형 일자리에 어떻게 참여시킬지 등을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최일배 민주노총 구미지부 사무국장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이 지속해서 요구한 건 노동자들이 어떤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지자체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구미형 일자리가) 기업에만 유리한 방식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구미 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다. 삼성 등 대기업 공장이 최근 10년 새 수도권과 해외로 이전해 침체의 늪에 빠졌다.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근로자는 구미를 하나둘 떠나고 있다. 구미 산업단지 근로자는 2015년 10만3818명에서 지난해 10만명(9만419명) 선이 무너졌다. 산업단지 가동률은 40%가 채 안 된다. 지역 실업률은 2014년 2.7%에서 지난해 4.6%로 높아졌다.  
 
구미=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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