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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갈등 최전선' 게임하는 자녀에 대한 판교식 해법은?

중앙일보 2019.07.22 05:00
50대와 10대의 게임 세대차이 어찌할꼬
 지난 달 26일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하늘빛초등학교에서 열린 넷마블문화재단 ‘찾아가는 게임소통교육’에 참가한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박민제 기자

지난 달 26일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하늘빛초등학교에서 열린 넷마블문화재단 ‘찾아가는 게임소통교육’에 참가한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박민제 기자

자녀를 둔 가정에 게임은 갈등의 원천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년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이 자녀 학업에 방해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부모 중 57%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7% 포함)'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27.6%에 그쳤다. 
 
‘자녀와 함께 게임을 하냐’는 질문에는 29.2%가 '전혀 안 한다', 24.7%가 '거의 안 한다'고 답했다. 최근 1년간 게임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10대 중엔 91.9%에 달했지만 50대에선 50.3%에 그쳤다. 만 10~65세 전국의 남녀 30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로 대화하는 법 알아야 '게임 갈등' 줄어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녀가 걱정되는 부모와 그런 부모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녀 사이 대화는 대부분 극한 갈등상황으로 치닫기 마련이다. 게임회사인 넷마블이 세운 사회공헌재단인 넷마블문화재단은 2016년부터 게임으로 인한 부모 자녀 간 갈등을 줄이고 서로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는 ‘게임소통교육’을 진행해 왔다. 부모가 게임하는 자녀와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자녀가 게임 하지 말라는 부모에게 얘기하는 법을 배워 갈등의 규모와 크기를 가급적 줄여보자는 취지에서다. 현재까지 총 29개 학교 1000여명이 참석해 교육을 받았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26일 경기도 김포시 하늘빛초등학교에서 열린 ‘찾아가는 게임소통 교육’에 직접 참석해 가족 내 게임 갈등을 줄이는 법에 대해 배웠다. 
 

“게임 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죠?” 

 이날 강단에 선 한여울 넷마블문화재단 게임소통 강사가 부모와 함께 앉아 있는 16명의 초등학생에게 물었다. “엄마의 잔소리”란 대답이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튀어나왔다. 다시 “그럼 부모님들은 뭐가 떠오르세요”라 묻자 부모 쪽에선 “중독 위험”, “갈등 요인”,“제어할 수 없는 것” 등 정반대 답변이 꼬리를 물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게임 특성 맞게 시간제한 달리 해줘야
 한 강사는 자녀가 하는 게임의 특성을 부모가 아는 것이 갈등을 줄이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의 속성을 알아야 자녀와 얘기가 통하고 타협이 되고 조율이 된다는 점에서다. 모두의 마블(넷마블) 등 캐주얼 게임을 즐기는 자녀와, 리니지(엔씨소프트) 등 롤플레잉 게임을 즐기는 자녀에게 게임하는 시간을 제한할 때는 다르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강사는 “한 판의 플레이 시간이 짧은 슈팅, 액션, 캐주얼 게임을 하는 자녀에게 딱 한판만 하라고 하면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며 "반대로 플레이 시간이 긴 롤플레잉이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10분만 하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부모가 게임 특성에 맞게 시간을 설정해주는 게 더 낫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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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주어로 대화해야
다음 대화에 이어진 답변으로 적절한 것은?
“승욱아, 아까 얘기한 숙제는 다 했어?”
“엄마, 잠깐만요. 게임 다하고 숙제한다고 했잖아요.” 
①지금 숙제 안 하면 앞으로 게임 못해.
②게임 다하고 숙제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또 물어봐서 화가 났구나.
③그러니까 숙제부터 하고 게임을 했어야지. 
 
 이성적으로는 ②번이 답이겠지만 대다수 부모의 반응은 ①,③번으로 가기 마련이다. 게임 소통 전문가들은 갈등을 줄이기 위해선 ‘나’를 주어로 대화를 하는 방법을 기본으로 하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예컨대 아이의 경우 “엄마는 왜 내가 게임만 하면 화를 내?”라 말하는 대신 “엄마가 게임만 하면 화를 내니까 나도 화가 나요. 그래서 엄마가 화내지 않고 이야기해주면 엄마 말을 더 잘 들을 것 같아요.”라거 답하는 방식이다. 김미성 넷마블문화재단 사무국 대리는 “감정을 앞세우다 보면 서로 화만 내다 포기하게 된다”며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해야 대안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시한 대안 중 하나 고르라고 하는 방식으로
 대화 방식은 감정을 알아주고→(게임 시간 관련) 제한을 설정하고→제시한 선택지 중 대안을 택하도록 하는 3단계 대화 방식이 좋다. 예를 들어 “네가 게임을 좋아하고 지금 신난 건 이해해”
→“잠을 자지 않고 게임만 하는 건 적절하지 않아”→“오늘 30분 더하고 내일 30분 게임 시간을 줄이는 것과 지금 바로 자고 내일 약속한 시각만큼 게임을 하는 방법 중 선택해”라고 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자녀가 약속대로 할 경우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게 좋다. 
 
 지난 달 26일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하늘빛초등학교에서 열린 넷마블문화재단 ‘찾아가는 게임소통교육’에 참가한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넷마블]

지난 달 26일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하늘빛초등학교에서 열린 넷마블문화재단 ‘찾아가는 게임소통교육’에 참가한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넷마블]

 
게임 잘 알아야 자녀에 조언도 먹힌다
 부모들은 게임 시간을 둘러싼 갈등이 가장 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자영업자 이준희(40) 씨의 설명이다. 이 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우주(11)군과 함께 참석했다.  
“나도 게임을 좋아해서 아이와 같이하는 편이다. 같이 하다 보니 좀 더 친해지고 얘기도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어느 순간 게임을 좀 많이 한다 싶은 때가 있더라. 평일엔 30분 주말엔 하루 2시간으로 정해놨는데 항상 그 시간을 넘긴다. 그래서 어기면 1주일간 게임기를 압수했다. 앞으론 여기서 배운 방식대로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대화하는 방식으로 풀어가야 할 거 같다.”
 
아들 박주현(10) 군과 함께 참석한 주부 김지향(36) 씨는 “게임을 잘 알아야 자녀에게 효과적으로 조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매일 풀어야 하는 학습지를 아이가 안 한 상태에서 브롤스타즈 등 모바일 게임을 하는 걸 보면 언성이 높아지곤 했다. 그런데 아이가 크면서 게임 좋아하는 남편이랑 관련 얘기를 많이 하더라. 요즘엔 나도 게임에 대해 더 알면 뭔가 설득력 있게 아들과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게임을 배우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판교=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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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제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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