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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소변 후 할 일? 손 씻기보다 깨끗한 마무리

중앙일보 2019.07.22 00:02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전문의 칼럼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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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 ‘공공화장실 이용 후 손을 씻는다’는 응답이 남성은 66%, 여성은 77%였다. 성별 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근데 한 대학에서 관찰하니 남학생의 94%가 손을 씻는다고 했지만 실제 씻는 경우는 17%에 불과했다. 화장실은 세균이 많은 장소이므로 소변만 봐도 손을 씻어야 하는 것이 상식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손에 묻은 소변은 정말로 불결하고 세균이 많은 것일까. 사람 몸에는 수천 종류, 100조 개 이상의 세균이 서식하지만 대부분 병원성이 거의 없다. 외부 생식기를 포함한 골반 부위는 코나 손보다 세균의 종류나 숫자가 많지 않다. 손으로 만지고 흔히 사용하는 물건일수록 세균이 많다. 스마트폰·리모컨·지폐·문고리·손잡이 등이다. 세균학적으로 화장실 역시 일반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변기보다 세균이 더 많은 물건도 많다. 컴퓨터 키보드나 마우스는 변기의 5배, 엘리베이터 버튼은 40배, 마트의 카트는 200배, 사무실 책상은 400배의 세균이 존재한다.
 
대변과 소변에는 세균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영양분이 흡수되고 남은 찌꺼기가 장내 세균과 함께 배출되는 대변에는 많은 세균이 존재한다. 소변은 혈액 내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 신장에서 걸러져 물에 녹아 있는 것이다. 외부에서 침입하지 않는 한 세균이 존재할 수 없다. 간혹 소변에서 발견되는 세균의 대부분은 항문 주변의 세균이 요도를 통해 침입한 것이다. 이로 인해 방광에 염증이 생기는 감염 질환이 방광염이다.
 
손에 소변이 좀 묻는다고 해도 소변에는 세균이나 특별히 해를 끼치는 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으므로 사실 손을 씻을 필요는 없다. 소변 특유의 냄새는 상온에 방치될 경우 외부 세균에 의해 오염돼 변성되면서 나는 냄새다. 몇 방울의 소변이 손에 묻어도 활동하는 동안 바로 증발해버려 변질되지 않는다.
 
오히려 외부 세균이 묻어 있는 손으로 성기를 만져서 오염되면 골반 상재균의 생태계가 깨지고 외음부나 요로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요로 생식기의 건강을 위해서는 소변을 보기 전에 손을 먼저 씻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일반적인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3시간 이상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최소한 8번은 씻어야 손에 묻은 세균으로 인한 감염성 질환의 예방이 가능하다.
 
소변 후 손 씻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변의 마무리다. 특히 40대 이후 남성은 소변을 다 본 후 후부 요도에 남아 있는 1~2㏄의 소변이 전부 요도까지 나오도록 5초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한번 더 털어야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여성은 요도의 앞에 덮여 있는 소음순에 소변 줄기가 부딪히면 허벅지나 엉덩이 쪽으로 흐르게 되므로 휴지로 잘 닦아야 한다. 먼저 질 입구 쪽을 가볍게 두드리듯이 앞에서 뒤쪽으로 닦은 후 허벅지나 엉덩이를 닦는다. 닦는 과정에서 항문 주변의 세균이 질 입구로 옮겨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방광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소변을 보고 난 후 손을 씻기 싫으면 당당하게 그냥 나오면 되고 찜찜하면 씻으면 된다. 화장실과 관계없이 손은 자주 그리고 제대로 씻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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