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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늘 참의원 선거…"아베 승리땐 한국 압박 강화할 듯"

중앙일보 2019.07.21 15:42
수출 규제 강화 조치로 한·일간 갈등이 폭발한 가운데 21일 일본에선 참의원 선거가 실시됐다.
  

오후 8시 출구조사로 윤곽 드러날 듯
연립여당 자민+공명,과반 확보 가능성
개헌세력 3분의 2 유지가 관전 포인트
"화이트 국가 리스트 제외 강행 전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참의원 선거가 고시된 가운데 후쿠시마(福島)현 후쿠시마시에서 첫 유세에 나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참의원 선거가 고시된 가운데 후쿠시마(福島)현 후쿠시마시에서 첫 유세에 나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일본 국내적으로는 6년 반 이상 계속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국정운영에 대한 신임을 묻는 중간평가적인 성격이 있다. 
 
안보우호국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의 강행 여부 등 향후 한ㆍ일 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선거 결과는 이날 밤 8시에 공개될 일본 언론들의 출구조사 발표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서 참의원은 상원에 해당한다. 참의원 의원의 임기는 6년이며 3년마다 절반을 바꾼다. 
 
지난해 선거법 개정에 따른 의석 조정으로 참의원 정원은 242석에서 248석으로 6석 늘어났다. 
 
기존 의석(242석)의 절반(121석)에, 늘어난 6석 중 절반인 3석을 합친 124석이 이번 선거에 걸려있다.  
 
3년 후 선거까지는 잠정적으로 참의원은 245석으로 운영된다. 
 
일본의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번에 선거를 치르지 않는 기존 121석중 70석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이번에 양당이 53석만 얻어도 과반(123석)을 유지할 수 있다. 
  
일본 언론들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이번 선거에 걸린 124석중 과반인 63석을 무난히 넘겨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관심은 선거전 163석에 달했던 소위 '개헌세력'이 이번 선거 뒤에도 개헌안 처리를 위한 정족수 '3분의 2(164석이상)'를 유지하느냐에 모아진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6일 참의원 선거 유세에 나서 오사카(大阪) 상점가에서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6일 참의원 선거 유세에 나서 오사카(大阪) 상점가에서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위 '개헌세력'은 연립여당에다 개헌에 적극적인 야당 '일본유신회', 또 자민당에 동조하는 무소속 의원을 일컫는다.   
 
3분의 2를 유지하기 위해선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가 이번 선거에 걸린 124석 중 85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물론 소위 '개헌세력'이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3분의 2를 확보했다고 해서 "2020년 새 헌법을 실시하겠다는 게 목표"라는 아베 총리의 말처럼 당장 개헌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개헌세력’으로 함께 묶여있긴 하지만 연립 여당 공명당의 경우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자위대의 헌법 명기'엔 극히 소극적이다. 
 
국민 여론도 찬반론이 맞서 있어, 만에 하나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한다 해도 국민투표라는 벽을 넘기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선거운동 과정에서 "아예 개헌 심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야당에 경종을 울려달라"고 강조해온 아베 총리로선 이번 선거를 계기로 어떤 식으로든 개헌 드라이브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소식통은 "참의원에서 '개헌세력 3분의 2' 유지에 성공한 경우는 물론이고, 이에 조금 못 미치더라도 개헌에 우호적인 야당 내 인사들을 접촉하는 방법을 통해 정국을 개헌 정국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참의원 공식 선거전이 시작됐던 지난 4일을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 적용의 D-데이로 삼았다. 
 
하지만 4일부터 20일까지 무려 2만 660km의 거리를 이동하며 실시한 선거 지원 유세에선 한국 관련 문제를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8초간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8초간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아베 총리뿐만 아니라 야당 지도자들도 일본 유권자들의 반한 감정을 의식한 듯 선뜻 이 문제에 대해 반대의견을 높이거나 쟁점화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수출규제 강화 조치로 폭발한 한·일 갈등은 적어도 선거운동 현장에서는 중요한 쟁점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기간 동안 이 문제는 일본 언론의 주요 지면을 장식하고, TV 뉴스에 크게 보도됐다. 그 결과 연금 문제 등 집권당에 불리할 수 있는 기존의 선거 쟁점들을 모두 집어삼키며 결국 아베 총리에게 유리한 변수로 작용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19일자에서 "한국의 중재위 거부 등 징용 문제에 대한 일본의 구체적 전략은 참의원 선거(21일) 이후에야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 등이 도쿄를 자주 비운만큼 전략을 숙의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21일 이후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한·일관계에 밝은 일본 전문가들은 대체로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총리 관저 사정에 밝은 일본 소식통은 “향후의 개헌 드라이브 등을 고려할 때 한국에 대한 태도가 더 강경해질 수는 있어도 약해질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의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 등 일본 측이 기존에 공언했던 조치는 그대로 밀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도쿄=서승욱ㆍ윤설영 특파원,서울=김상진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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