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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까지 겨우 15분, 게으름뱅이야. 빨리 일어서!

중앙일보 2019.07.21 10:00
[더,오래]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39)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여보! 마트에 가서 파 한 단만 사 올래요?”
“그래요. 갔다 올게.”
나는 냉큼 일어나 마트에 가서 파 한 단을 사서 왔다.
마트까지는 집에서 불과 7분 거리다.
 
“어마! 어쩌지? 들기름도 떨어진 걸 몰랐어.
한 번 더 갔다 오면 안 될까? 당신 운동 되고 좋잖아요.”
마누라는 일부러 웃어 보였다.
나는 또 냉큼 일어섰다. 싫은 표정도 없이.
 
마누라 말에 틀린 곳은 하나도 없다.
집안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는 짧은 거리라도 걸으면
운동 되어 좋고 마누라 부탁에 군말 없이 심부름해주어서 좋기 때문이다.
 
인간은 나이 들어 늙으면 다리에 근육이 차츰 사라진다고 들었다.
근육이 퇴보하면 일단 걷지를 못하고,
걷지 못하면 그것은 죽은 목숨이나 진배없단다.
 
꼭 그래서만이 아니라 요즘 내가 헬스장에 부지런히 다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잘 걷기’ 위해서이다.
헬스장에서는 주로 허벅지와 종아리의 근육운동에 중점을 둔다.
‘걷지 못하면 인생은 끝이다’라는 강박관념이
항상 내 머리를 짓누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누라와 둘이서 길을 걸을 때는
항상 내 걸음이 빠르다고 마누라한테 지청구를 맞곤 했는데
요즘의 내 걸음은 마누라의 걸음보다 눈에 띄게 조금씩 뒤처진다.
결국 다리근육이 퇴보한다는 징조다.
 
운동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나이 들어 활발히 걷기 위해서는
다리의 근육운동이 절대적이라고 했다.
특히 나와 같이 바깥 외출이 뜸하고 집안에서만 활동하는
프리랜서(일러스트 작업)들에겐 근육운동은 필수다.
 
나는 컴퓨터의 모니터 한쪽 옆 포스트잇에 쓰여 있는
글귀를 다시 한번 읽는다.
 
▶사는 날까지 아프지 않으려면 운동을 해라.
▶운동하기 싫은가? 그렇다면 삶을 포기하는 건데?
▶지팡이를 짚고 싶지 않으려면 다리에 근육을!
▶집에서 헬스장까지는 겨우 15분! 게으름뱅이야. 빨리 일어서!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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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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