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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 쓰러진 채 발견된 포스코 직원, 사망원인 못 밝혀

중앙일보 2019.07.21 06:00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연합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연합뉴스]

최근 포항제철소 내 도로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50대 직원의 사망원인이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지난 11일 오전 2시30분 포항제철소에서
퇴직 2개월 앞둔 50대 직원 쓰러진 채 발견
노조 측 "컨베이어 벨트에 협착한 후 추락"
경찰 "CCTV 없고 비내려 원인 찾기 어려워"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지난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의 2차 현장 합동 감식에서도 직원 장모(59)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찾지 못했다. 사고 전날 비가 내려 사고지점의 혈흔 등 흔적이 씻겨 나간 데다 폐쇄회로TV(CCTV)가 없어 장씨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을 통해 장씨 목·가슴·골반·다리 등 온몸의 뼈가 부러진 다발성 손상이 확인됐는데 추락이나 기계 압착·교통사고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며 “국과수의 정밀 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경찰 등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11일 오전 2시30분쯤 포항제철소 3코크스공장 도로 쪽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오는 9월 정년퇴직을 2개월 앞둔 장씨는 당시 시설점검을 위해 야간 순찰을 하고 있었다. 동료 근무자들은 “장씨가 복귀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무전기로 호출해도 응답하지 않아 찾아가 보니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장씨는 발견 직후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곧바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발견 당시 왼쪽 팔뚝 부위 골절이 있었고 상처가 있었다. 경찰·고용노동부 포항지청·국과수는 지난 14일 1차 합동 현장감식을 벌였지만, 정확한 사고 장소나 원인을 찾는 데 실패했다.  
 
포스코 노조 측은 장씨가 시설점검차 10m 정도 위의 컨베이어 벨트에 향했다가 사고사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철신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사무장은 “장씨의 왼쪽 팔이 부러지고 살점이 뜯어져 나간 점, 온몸의 손상 등으로 봐서는 사고를 당한 곳 근처에 있는 4층 높이의 컨베이어 벨트 쪽을 점검하다 순간적으로 사이에 끼였고, 컨베이어 벨트가 돌면서 원심력에 의해 튕겨 나가며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기에 노조 측의 주장이 맞는다고 할 순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포항남부경찰서.[연합뉴스]

포항남부경찰서.[연합뉴스]

장씨의 의문사를 포함해 올해만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올 7월에만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장씨가 사망한 지 4일 뒤인 지난 15일에는 포항제철소 3코크스공장에서에서 물청소를 하던 청소업무 협력업체 직원 김모(34)씨가 10m아래로 추락했다. 이틀 뒤인 지난 17일 오후에는 포항제철소 2파이넥스 성형탄공장에서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 이모(62)씨가 낡은 난간을 교체하다가 5m 아래로 떨어져 다쳤다. 앞서 2일에는 포항제철소 직원 김모(35)씨가 회식에 참여한 뒤 몇몇 직원들과 편의점에 들러 술자리를 이어 가던 중 잠이 든 뒤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했다. 김씨는 평소 작업량 과다를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포스코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한다.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포스코에서 지난해 5명, 올해 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는데 이는 안전에 대한 투자와 예방 대책 요구를 회사에서 묵살한 결과”라며 “사고 예방을 위해 노조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참여와 분기별 위험성 평가 조사 등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외 안전전문기관과 합동팀을 구성해 제철소 모든 공장을 점검하고 위험요소는 즉시 개선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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