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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공짜…뭔가 다른 판교휴가

중앙일보 2019.07.21 05:00 경제 4면 지면보기
 
카카오게임즈가 직원들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캠핑용 트레일러. 1박2일 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직원들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캠핑용 트레일러. 1박2일 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카카오게임즈]

캠핑용 트레일러+휴가 필수 키트 빌려준다 

카카오게임즈에는 직원용 ‘캠핑카’와 ‘캠핑용 트레일러’가 있다. 휴가나 주말을 즐기려는 직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용도다. 이용료는 무료. 1박2일씩 빌려주는 캠핑카와 캠핑용 트레일러는 늘 이용자가 몰린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는 올해부터 비치볼과 해먹, 튜브 등 휴가철에 유용한 다양한 아이템이 든 ‘여름휴가 레벨업 필수 아이템 패키지’ 10세트를 구비해 놓고 직원들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이는 카카오게임즈의 ‘계절별 감성 케어’ 선물 시리즈 중 일부다. 지난겨울엔 직원들에게 방한용 패딩을, 황사 철에는 ‘황사 방지 마스크’를 각각 제공했었다. 이 회사 오정은 홍보팀장은 19일 “캠핑카와 아이템 패키지 등은 직원들이 친구·가족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한 복지의 일부로, 인기가 많아 언제나 신청자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사옥 옥상서 글램핑, 음식도 제공
미혼 많고 여름방학에 매출 높아
7말8초 대신 연중 짧게 쪼개 떠나
3~4년 근속자 한달 휴가 주기도

 
1200여 개 기업, 7만여 명의 직장인이 몰려있는 판교는 휴가 관련 다양한 복지제도와 그만큼 다양한 휴가 소비 패턴을 자랑한다. 판교 밸리 기업 직원들의 휴가 소비 방식도 일반 대기업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7말 8초' 여름 휴가는 조금 촌스럽달까

 카카오게임즈의 '여름 휴가 레벨업 필수템 패키지'의 내용물. 물총과 해먹 등 다양한 휴가 용품이 담겨있다. 모두 무료로 직원들에게 빌려준다. [사진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의 '여름 휴가 레벨업 필수템 패키지'의 내용물. 물총과 해먹 등 다양한 휴가 용품이 담겨있다. 모두 무료로 직원들에게 빌려준다. [사진 카카오게임즈]

 
우선 전통적으로 휴가를 많이 떠나는 ‘7월 말~8월 초’의 기간 동안 휴가를 가는 판교 직장인은 생각처럼 많지 않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판교 직장인들은 20~30대로, 부양가족이 없는 경우가 다수다. 구태여 성수기에 비싼 돈을 들여 휴가를 떠날 이유가 없단 의미다. 대신 계절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휴가자가 많다.  
 
또 산업 자체의 특수성도 녹아있다. 한 예로 게임 회사에선 전통적으로 ‘7말 8초’는 가장 매출이 높은 시기로 여겨진다. 초·중·고생들의 방학이 이때 집중돼 있어서다. 여름 방학을 앞둔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주요 게임들의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자리를 비우긴 부담이다. 익명을 원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업계의 판도가 PC 중심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7말 8초에 휴가를 가지 않는 분위기는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개발이 한창이거나 게임 출시가 막바지에 접어든 팀에서는 휴가를 미루는 경우도 제법 많다”고 전했다.  
 

하루 이틀 단위로 휴가 짧게 쪼개 쓰기도

휴가를 하루 이틀씩 짧게 쪼개서 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 보통 일주일이나 열흘 단위로 휴가를 떠나는 대기업이나 공공 부문과는 다른 패턴이다. 미혼인 개발자가 많은 데다, 스타트업의 경우 직원 개개인이 장기간 자리를 비울 경우 그만큼 업무 공백이 커지는 현실적인 고민이 녹아 있다. 대신 휴가 패턴은 자유롭다. NHN 등은 아예 1~2시간짜리 휴가도 자유로이 낼 수 있도록 해 직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에선 ‘오전 11시~오후 4시’의 코어 타임을 제외하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 휴가를 쓸 수 있다. 덕분에 하루 1시간~2시간짜리 휴가도 가능하다. 이 회사 황현돈 홍보팀장은 “과거엔 4일짜리 휴가를 가려면 32시간 즉, 휴가를 4일 모두 내야 했지만, 최근엔 하루 중 코어타임 4시간씩 16시간, 즉 휴가일로는 이틀만 사용해도 4일짜리 휴가를 가는 효과가 생긴다”고 전했다. 
 
판교 밸리 전체적으로 가족 단위의 긴 휴가 대신 개인 단위의 짧은 휴가를 누리는 직원들이 많다는 점은 이곳에서 근무하는 40대 이상 기혼 직원에게도 유리한 점으로 작용한다. 카카오의 한 임원급 직원은 “젊은 직원들은 홀로 훌쩍 떠나는 여행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 회사에서 운영 중인 휴가철 콘도 당첨 확률이 일반 기업보다 더 높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리프레시’ 휴가는 더 자주, 더 확실히 챙긴다

하루 이틀짜리 짧은 휴가를 즐기는 분위기 못지않게 일정 기간을 근무한 뒤 보름~한 달가량 유급으로 쉬도록 한 ‘리프레시(Refresh) 휴가’를 자유로이 쓰는 이도 많다. 일반적인 대기업에선 보통 만 10년가량 재직한 뒤 30일~45일가량 리프레시 휴가를 떠나지만 달리 판교에선 보통 만 3년~4년 근속하면 리프레시 휴가가 주어진다. 현재 카카오가 3년 재직 이후 한 달간, 게임회사인 크래프톤은 만 4년 근속 이후 2주간의 리프레시 휴가를 각각 보장한다. 덕분에 2016년에 카카오에 입사한 직원 중 대다수가 이미 리프레시 휴가를 다녀왔다. 카카오는 리프레시 휴가 중 급여와 별도로 200만원의 휴가비를 추가 지급한다. 네이버도 현재 2년간 근무한 뒤 15일의 유급 리프레시 휴가를 주고, 이후 3년마다 휴가를 준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판교 밸리 기업의 리프레시 휴가 주기가 짧은 건 직원들의 재직 기간이 길지 않은 데다, 정보기술(IT) 업계 속성상 3년 정도 쉼 없이 일하면 ‘번아웃(Burn outㆍ소진, 탈진)’이 될 우려가 커서다. 이는 그만큼 개발 등에 대한 압박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회사 옥상 글램핑장서 가족과 즐긴다

NHN 판교사옥 플레이뮤지엄 옥상정원에 갖춰져 있는 글램핑 시설. 직원과 그 가족이 1박2일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평균 이용 경쟁률은 15대 1에 달한다. [사진 NHN]

NHN 판교사옥 플레이뮤지엄 옥상정원에 갖춰져 있는 글램핑 시설. 직원과 그 가족이 1박2일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평균 이용 경쟁률은 15대 1에 달한다. [사진 NHN]

 
회사 사옥 내에 직원과 그 가족들이 휴가지에서처럼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기업도 있다. NHN은 2016년 말부터 판교사옥 플레이뮤지엄 옥상정원에 텐트를 비롯한 글램핑(glamping) 시설을 갖춰놓고, 직원과 그 가족들이 주말에 와서 1박을 할 기회를 주고 있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주말마다 직원 두 가족을 추첨·선발한다. 인기가 높다 보니 평균 경쟁률은 15대 1에 달한다. 간단한 바비큐 도구 등을 갖춰 피서지 못지않은 느낌이 난다. 단, 글램핑 시설은 혹서기나 혹한기를 피해 3~6월, 9~11월만 사용할 수 있다. 
 
판교=이수기ㆍ김정민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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