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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일본, 친북·친중 프레임 씌워 文정권 바꾸려는 것"

중앙일보 2019.07.21 05:00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 양국의 극단 대립과 관련해 “(일본 정권이)문재인 정부에 친북·친중, 반미·반일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지난 18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그들(일본 보수세력)은 문 정부를 ‘혁신 정권’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혁신 정당’이란 사회당과 공산당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지난해 10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지난해 10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문 특보의 이런 발언은 ‘학자적 추정’을 전제로 나왔다. 문 특보는 “최근 일본에 가서 주요 인사와 이야기를 하고 게이오 대학에서 강연도 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그 저변에 깔린 것은 ‘일본 마음에 들지 않는 한국 정부를 이대로 둬선 안 되고 바꿔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일 중심의 ‘대(對)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검토 입장만 밝히니까, 일본에서는 ‘문 정부는 여기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을 압박한다”며 “정치적으로 사실상 경제제재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또 현재 한·일 과거사를 문제 삼는 것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취지의 견해도 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은 그동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11번 전화 통화를 하고, 4번 만났다”며 “그때마다 지속해서 ‘역사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으니 시간을 두고 천천히 풀자’고 했는데, 아베 총리는 ‘징용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갈 수 없다’는 입장이니, 문 대통령도 짜증이 날 만하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의 보수성향 매체인 ‘후지TV’에서 문 대통령의 탄핵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이런 인식이 일본)보수 정당에서 등장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며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문 정부를 갈아야만 한·일 관계가 잘 된다는 그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 '후지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사진 후지TV 캡처]

지난해 일본 '후지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사진 후지TV 캡처]

 
문 특보는 한·일 양국 갈등의 근본에는 1965년 체결된 한·일협정의 국제·국내법적 효력에 대한 양국의 시각차가 있다고 봤다. 문 특보는 “대한민국 헌법 6조를 보면 국제 조약도 국내법적 효력을 낸다고 돼 있고, 대법원이 판결하면 행정부는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본 헌법 98조를 보면 국제조약이 국내법에 우선한다고 돼 있다(실제로는 ‘일본국이 체결한 조약 및 확립된 국제법규는 성실히 준수해야 한다’). 맥아더 군정 체제의 산물이다. 일본이 그런 시각에서 보니 결국 한국은 사실상 한·일 기본조약(한·일협정)이란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한·일 무역 마찰의 본질에 대해 “피해자 중심주의(한국)와 국가 중심주의(일본)의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 기본조약의 산물인 대일청구권에 왜정(일제강점기) 시대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던 분들에 대한 배상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것은 한국 노동자를 (강제)동원한 회사의 민사 책임”이라며 “문 대통령의 입장은 ‘국가가 어떻게 피해자 위에 있을 수 있느냐’는 것으로,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절대 양보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문 대통령은 18일 여야 5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 해법과 관련해 “피해자들의 충분한 동의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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