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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미·중 무역협상 결렬 땐 환율 1200원 넘을듯

중앙일보 2019.07.21 00:03
미 금리 인하 때 신흥국 채권·리츠 투자할 만… 환차익 노리는 달러 투자는 신중해야

하반기 투자 좌우할 4가지 변수

-0.4%. 한국은행이 지난 6월 4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분기 대비)이다. 1분기 GDP 증가율은 2008년 4분기(-3.2%) 이후 41분기 만에 최저치다. 1분기 GDP가 역성장한 건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탓이다. 3월 산업활동동향과 국제수지 등 실적을 반영한 결과 건설투자(-0.8%)와 총수출(-3.2%)은 각각 0.7%포인트씩 하향 조정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6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5% 줄어든 441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감소폭은 2016년 1월(19.6%)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수출 부진은 반도체·석유화학·디스플레이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줄고 있어서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5% 감소했다. 반도체 업종이 속한 전기·전자업종지수는 6월 한달간 10% 가까이 내렸다. 하반기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수출 환경이 더 나빠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세계 교역이 위축되고 있고, 일본 수출규제, 반도체 경기 부진 등 대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 커지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수출 경기 부진으로 재고율이 확대돼 수출회복이 지연되면 생산 위축으로 이어지고, 소비심리 위축과 투자 감소 등에 따라 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5%에서 2.0%로 낮췄다. 저성장·저금리가 이어지고 금융시장 변동성은 커지면서 여러모로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다. 지난해 대내외적 환경 탓에 증시는 박스권으로 회귀해 주식투자로 돈 벌기도 쉽지 않다. 하반기 투자를 좌우할 변수와 자산관리 전략을 짚었다.
 
 
미·중 무역전쟁:
미·중 무역전쟁은 글로벌 무역 규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중 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해질수록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 비중이 38.9%로 대만 다음으로 높다. 문제는 두 나라의 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데 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인 지 1년이 지났다. 무역전쟁은 지난해 7월 6일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중국은 미국산 상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관세 인상 계획을 전면 보류해,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두 나라의 무역협상이 결실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기존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는 조치를 통보하면서다.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 다시 휴전을 선언해 양국의 전면 충돌 위험은 일시적으로 해소됐다. 그러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재협상에 나서기로 한 만큼 협상이 언제쯤 어느 수준에서 타결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 잡음이 잦아들기 전까지 한국의 수출 부진은 불가피하고, 플러스 반전 시점도 3분기에서 4분기로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결렬되면 당분간 주가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감소가 예상돼서다.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 약 25%가 1분기(1∼3월) 영업적자를 냈으며, 수출 비중이 큰 상위 1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금값이 오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7월 11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금값은 1g당 5만3700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700원 올랐다. 금값이 오르면서 거래량도 늘었다. 6월 한달간 누적 거래량은 710.7.4kg으로 전월(627.0kg) 대비 13.3% 늘었다. 일평균 거래량도 37.4kg으로 전월(29.9kg) 대비 25.3% 증가했다.
 
 
금 수익률도 괜찮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월 11일 국내 12개 금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4%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0.12%다. 금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JP모건은 올 4분기 금값이 온스당 1405달러로 오르고 내년 말까지는 1480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7월 1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값은 온스당 1385.60달러였다.
 
 
경기방어주도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통신·유틸리티·음식료주에 주목할 만하다. 정소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3년간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 등에 따라 음식료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하이트진로·빙그레·롯데제과 등 여름에 강한 음식료주 실적이 2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외 금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0년 만에 금리를 인하를 예고하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7월 10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글로벌 성장과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으로 경제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글로벌 IB는 파월 의장이 내놓은 입장으로 볼 때 7월 30~31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시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졌다.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8일, 8월 30일, 10월 17일, 11월 29일 등 총 네 차례 열린다. 금융권에서는 8월 인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 가능성 소식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통상 기준금리가 내리면 안전자산이 증시로 이동하지만 지금은 경기 하향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닥 지수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전해진 6월 20일부터 현재까지 7% 가까이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7월 11일 종가 기준으로 677.09포인트다.
 
 
물론 금리 인하 수혜 대상은 늘 있다. 배당주가 대표적이다.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배당률이 높아지는 건 아니지만 배당과 금리 사이에 격차가 커져 상대적으로 매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 현금배당 총액은 30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 늘었다. 지난 2014년 이후 배당금 총액은 5년 연속 증가했고 규모는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최근 소액주주에게 배당을 더 주는 차등배당을 하는 기업도 늘었다. 오리온홀딩스·에이스침대·금호석유화학·대원미디어·체리부로 등이 그렇다.
 
 
아울러 두산우·SK이노베이션우·화성산업 등은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 6%가 넘는 알짜 배당주로 꼽힌다. 일일이 종목을 고르기는 귀찮다면 고배당주만 골라 담은 펀드에 가입해도 된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회사) 투자도 눈여겨볼 만하다. 리츠는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과 지분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결산 때마다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배당수익률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리츠는 상업용부동산 비중이 거의 없고 주거용 및 특수목적용 부동산에 집중하고 있어 향후에도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5개 점포(뉴코아 야탑점, 일산점, 평촌점, 중계점, 분당점)에 대해 임대료를 수취하는 부동산투자신탁 회사인 이리츠코크렙은 고정 임대수익을 기반으로 연 7% 내외의 안정적인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높은 금리가 매력적인 신흥국 채권도 투자할 만하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신흥국 위기 때와 달리 신흥국의 전반적인 맷집이 탄탄하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신흥국 채권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 채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브라질 국채다. 높은 금리와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조약에 따른 비과세 혜택이 매력 포인트다. 하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다는 인상이 강하다. 특히 원자재 수퍼사이클이 막을 내리는 과정이었던 2012년 초부터 2015년 말까지 최악의 성과를 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거품은 이제 꺼졌다.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도 2015년 9월까지 급락했지만 원자재 거품이 꺼진 이후에는 변동성이 많이 감소했다.
 
 
러시아(투자적격·Baa3) 채권도 괜찮다. 러시아와 비슷한 신용등급을 가진 국가 가운데 펀더멘털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달리 채권가격은 가장 저평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가 안정 추세에 접어들었고, 재정적자도 줄어들어서다. 러시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8%대다.
 
 
환율:
7월 11일 원·달러 환율은 1174원에 마감했다. 지난 2월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110~1120원대 수준이었다. 한달 전인 5월 22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96.5원 기록했다. 이는 2017년 1월 11일(1202.0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환율 강세는 미·중 무역분쟁과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잇따라서다. 하나금융경제연구소는 미·중 양국의 무역협상 신경전이 지속되면 환율이 1200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화 가치가 급락할수록(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외국인 자금은 이탈하게 마련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적별 자금 흐름을 보면 지난 5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2조917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자금 이탈로 코스피는 5월 29일 2032.23로 마감해 종가 기준 1월 4일(2010.2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기관 매수로 코스피는 2100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증시는 불안하다.
 
 

최근 환율 상승 기대감에 달러 투자가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말 개인이 보유한 외화예금 잔액은 138억8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6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환차익만 바라보는 단기 투자라면 지금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금리 인하 소식에 환율이 약세로 돌아섰고, 이미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장과 당국은 달러당 1200원대 환율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달러 투자는 달러 예·적금을 활용해 환율을 지켜보며 달러 가치가 하락할 때마다 조금씩 사 모으는 게 좋다. 일시적인 환율의 움직임에 쫓기듯이 사고팔다 보면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다. 달러보험, 단기채에 투자하는 달러 채권펀드, 기초자산의 가격 변화에 따라 특정 수익을 미리 확정하는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안정적인 외화예금 등도 투자할 만하다. 특히 달러보험은 달러 또는 달러로 환산한 원화로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도 달러 또는 원화로 환전해 받는 것을 선택할 수 있어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공시이율이 높은 편이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달러 관련 파생상품도 있다. 달러 선물지수에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는 달러 가치가 오르면 지수가 상승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미래에셋TIGER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등은 최근 1년 수익률이 10~12% 안팎이다.
 
 
국제유가:
지난해 10월 초 배럴당 76달러까지 치솟은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원유가격이 최근 50달러 대로 급락했다. 7월 10일 WTI 원유가격은 60.43달러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증가하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겹치면서 유가를 끌어내렸다. 미국의 올해 1분기 일일 평균 원유 생산량은 1791만 배럴로 지난해 평균치인 1666만 배럴보다 131만 배럴(7.50%) 더 많았다. 여기에 최근 발표한 중국의 경제지표 약화도 한몫했다. 중국 통계청은 중국의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7년 래 최저치다.
 
 

하반기에는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거나 이란 등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분쟁이 터지지 않는 한 유가 흐름 역시 결과적으로는 큰 변동이 없는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세계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 상승세의 발목을 잡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하루 평균 원유 수요 증가량을 114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도 올해 원유 수요 증가량을 기존 하루 140만 배럴에서 120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유가 전망도 기존 배럴당 62.79달러에서 59.29달러로 내렸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가 반등하려면 경기 지표상으로 의미 있는 개선세가 확인되거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있어야 하는데 글로벌 경기사이클이 빠르게 냉각되는 현 시점에서는 둘 중 어느 것도 실현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가는 상승 여력은 크지 않지만 하락 가능성도 작다. 이미 상당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초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떨어지지 않으면 안정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원유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기에 적합하다. 최근 원유 DLS 발행이 늘고 있다. 5월 DLS 발행 물량은 1조8335억원으로 지난해 12월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보통 DLS의 원금손실구간이 5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 가격에선 원금손실 가능성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DLS의 기초자산인 WTI 유가가 현 수준의 50%인 27달러 미만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작은 만큼 원유 DLS의 좋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주가지수가 기초자산인 주가연계증권(ELS)의 수익률은 4~5%이지만 원유 DLS 수익률은 연 9~11%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유가가 다시 배럴당 60달러 중후반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OPEC+(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 모임)의 감산, 일부 산유국들의 생산 차질 등으로 올해 공급 예상치가 낮아지고, 베네수엘라·이란 정세 불안도 유가 상승에 기폭제가 될 수 있어서다. 이럴 경우 DLS 투자는 더욱 긍정적이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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