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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 공무원들 2m 서프보드 들고 해변으로 간 까닭은?

중앙일보 2019.07.20 10:00
 
지난 15일 오후 강원도 양양의 한 해변에서 서핑 교육을 받는 공무원들. [사진 양양군]

지난 15일 오후 강원도 양양의 한 해변에서 서핑 교육을 받는 공무원들. [사진 양양군]

 

300명 공무원 부서별로 조 나눠 교육받아
체험 공무원 “직접 해보니 설명하기 쉽다”
양양군 해변서 다양한 서핑 축제 열어

“서핑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직접 해보니 이젠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18일 오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하조대 해변에서 서핑을 배운 양양군청 홍보팀 황미영(38) 주무관이 한 말이다. 황 주무관은 이날 동료 3명과 함께 서핑을 배웠다.
 
전신 슈트를 착용한 이들은 2m가 넘는 보드를 들고 해변으로 나가 이론 교육을 받았다. 이후 강사로부터 서핑의 핵심인 패들(Paddle)과 테이크 오프(Take Off) 등 주요 동작을 배웠다. 패들은 보드 위에 엎드려 팔을 휘젓는 동작, 테이크 오프는 보드를 딛고 일어서는 것을 말한다. 교육이 끝나고 바다로 들어간 황 주무관은 초반엔 중심을 잡지 못해 여러 차례 보드에서 떨어졌다. 이후 요령이 생긴 그는 어느새 중심을 잡더니 파도를 타기 시작했다.
 
황 주무관은 “파도타기에 성공한 뒤 짜릿함을 느꼈다. 서핑하기 전에는 나와는 거리가 있는 레포츠구나 생각했는데 한번 해보니 누구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동료들과 다시 한번 서핑을 할 계획이다. 앞으로 계속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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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죽도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피서객들. 드론촬영. 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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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의 성지’라 불리는 해변만 8곳
한창 근무를 해야 할 평일 오후 시간. 해변에서 공무원들이 서핑 배우는 이유는 뭘까. 현재 양양군은 ‘서핑의 성지’라 불리면서 서핑산업화 전략까지 세운 상황이다. 서퍼들이 몰리는 해변만 죽도, 인구, 남애 등 8곳에 달한다. 이에 따라 서핑 샵은 물론 드라마 제작, 페스티벌, 제조, 패션 등 다양한 관련 산업 육성을 추진 중이다. 양양군은 서핑산업화를 위해서는 공직자들이 서핑을 이해해야 한다고 판단해 교육을 기획했다.
 
이달 초부터 부서별로 조를 나눠 서핑 교육을 실시 중이다. 전 직원 500여명 가운데 300명이 신청했다. 지난 10일 동료 4명과 함께 죽도 해변에서 서핑 교육을 받은 이기선(39) 기획감사실 주무관은 “서핑이 뜨는 건 알고 있었는데 직접 배워보니 사람들이 왜 찾는지 알겠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 않은 데다 파도를 타고 나갈 때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양양군이 서핑의 성지로 사랑받는 건 대부분 해변이 수심이 얕고 파도가 높기 때문이다. 서핑 업체 관계자들은 “양양에 있는 해변은 초급자들이 타기 좋은 50㎝부터 선수들이 타기 좋은 높은 파도가 치기 때문에 다양한 서퍼들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오후 강원도 양양의 한 해변에서 서핑 교육을 받는 공무원들. [사진 양양군]

지난 15일 오후 강원도 양양의 한 해변에서 서핑 교육을 받는 공무원들. [사진 양양군]

매월 크고 작은 서핑 관련 페스티벌 열릴 예정
양양군은 서핑과 관련된 다양한 축제도 연다. 지난 19일 시작한 ‘그랑블루 페스티벌’은 21일까지 양양 죽도 해변에서 펼쳐진다. 영화 ‘푸른 소금’과 ‘시월애’ 등을 연출한 이현승 감독이 총지휘를 맡은 이번 행사는 백사장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다양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서핑 캠프와 서퍼스 패션쇼, 플리 마켓 등도 이어진다.
 
8월 10~11일엔 ‘2019 해안선 레저스포츠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동호해변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은 서핑은 물론 카약, 카타마란, 스노클링, 생존 수영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10월엔 양양 서핑 페스티벌도 열릴 예정이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서핑의 성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서핑을 이해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교육을 기획했다”며 “양양군이 서핑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양양=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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