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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중국 vs 미국·이스라엘…더 꼬이는 중동 핵 방정식

중앙선데이 2019.07.20 00:37 645호 5면 지면보기
최익재의 글로벌 이슈 되짚기
지난 1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작전 중인 미 해군 강습상륙함 ‘복서’에서 한 병사가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작전 중인 미 해군 강습상륙함 ‘복서’에서 한 병사가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발 핵 위기로 중동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란 정부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이자 미국도 이에 맞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나서면서다. 그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미군 드론을 격추한 지 한 달 만이다.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모양새다.
 
외신들은 앞서 이란이 핵합의에 따른 우라늄 농축 농도(3.67%)를 넘겨 4.5%로 농축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우리는 더 이상 혼자서 핵합의를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사회의 우려는 핵 문제뿐만이 아니다. 이란은 시리아 내전과 예멘 내전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고 이라크와 레바논에 대한 영향력도 크다. 그런 만큼 이번 사태가 예기치 못한 중동의 격변을 불러올 가능성도 만만찮다는 분석이다.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그동안 이란과 전통적인 앙숙으로 강하게 대립해 왔기 때문이다.
 
이란과 역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크게 긴장하고 있다. 이란과 같은 시아파 국가인 이라크는 자칫 불똥이 튈까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 내 힘의 균형에서 한 축을 담당해온 미국은 경제·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며 사실상 항복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이 이란 편을 들면서 중동 정세는 점점 복잡한 ‘고차방정식’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①이스라엘 “우리 전투기 사정권”=이란의 핵합의 불이행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군사적 공격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 전투기들이 이란과 시리아를 포함해 중동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를 방문에 F-35 스텔스 전투기를 둘러보면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중동 위협국들의 핵 시설을 선제공격한 전례가 있다. 1981년 6월 F-16A 등 전투기 14대를 동원해 800㎞ 떨어진 이라크 바그다드 남부 오시라크 핵 연구 단지를 공습했다. 2007년 9월엔 시리아 정부가 동부 데이르에조르주에서 비밀리에 건설 중이던 알-쿠바르 원자로를 파괴했다. 이란의 핵 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이스라엘이 공격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②사우디는 미국에 동조, 이라크는 관망=이란 핵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아딜 주비르 사우디 외무 담당 국무장관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중동에서 핵무기 개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핵 도미노가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이란 핵을 억지할 뭔가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사우디가 핵무기 개발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이란이 합의한 수준 이상으로 우라늄을 농축한다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미국의 압박 정책에 동조했다.
 
이란과 사우디는 4년 넘게 내전 중인 예멘에서도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는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아랍동맹군의 핵심이고 이란은 반정부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AP통신은 “사우디는 역내 정세 변화를 틈타 영향력 확대를 노릴 것이며, 이 기회를 활용해 이란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자로 나선 이라크·오만·카타르 등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자칫 불똥이 튈까 염려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자국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자칫 독자적인 군사행동으로 미군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아파 민병대는 이라크군 및 미군과 협력해 이슬람국가(IS) 세력 소탕에 큰 공을 세웠지만 미국과 이란의 갈등 이후 미군과 무력 충돌의 불씨로 등장하고 있다.
 
중동 내 또 다른 반미 세력인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내에서도 미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핵 문제로 인해 중동 내 친미·반미 세력의 색깔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며 “이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증거로 예기치 않은 곳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③압박 수위 높인 미국, 제동 건 중국=미국과 이란 간 대립은 점점 격화되고 있다. 지난 10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에서 열린 긴급 집행이사회에서도 양국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격돌했다. 미국은 “이란이 핵합의 이행 축소를 통해 이익을 챙기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미국의 일방적인 불법 제재가 다른 나라의 주권과 재산을 억누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선박 보호를 위한 ‘호위 연합체’ 구성에 다른 나라의 참여를 요청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대 이란 압박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이란 압박이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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