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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설보다 큰 면적 지뢰지대 방치, 국가의 책임회피

중앙선데이 2019.07.20 00:27 645호 8면 지면보기
후방에 지뢰밭? 
김기호 한국지뢰 제거연구소장. [중앙포토]

김기호 한국지뢰 제거연구소장. [중앙포토]

김기호(65) 지뢰제거연구소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지뢰전문가 ‘지뢰 박사’로 불린다. 30년 군 복무 후 20년 가까이 지뢰제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뢰 박사’ 김기호 소장
전국 39곳 3000여 발 안전 위협
폭우·산사태로 유실된 경우 많아
법 개정하고 민간요원 육성해야

후방 지뢰매설 지대의 현황과 실태는.
“과거 전국 39곳의 군 방공·통신 기지 주변에 6만여 발의 지뢰가 매설됐다. 지금까지 5만7000여 발만 수거됐고 3000여 발은 회수되지 않았다.”
 
왜 전량 회수가 안 됐나.
“1990년대 후반부터 군사상 필요성이 없어진 지뢰에 대해 군 당국이 지속해서 지뢰제거 작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폭우나 산사태 등으로 최초 매설 장소에서 지뢰가 유실돼 찾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후방 지대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언제까지 철조망을 치고 지뢰 경고 표지판만 달아 놓을 것인가. 지뢰를 처음 매설했을 때보다 훨씬 더 넓은 면적을 수십 년 ‘과거지뢰지대’로 관리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회피나 다름없다. 시민들의 혐오감과 불안감만 조성시킬 뿐이다. 민·관 전문위원회 같은 것을 구성하고 재탐사 등을 통해 지뢰 유무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
 
민간 부분이 지뢰제거에 힘을 보탤 방법은 없나.
“DMZ 안의 지뢰를 다 제거하려면 10여 개 공병 대대가 투입돼도 200년이 걸린다고 군 당국이 언급하지 않았나. 민간이 나서야 하고 이를 위해 ‘지뢰 등 특정 재래식무기 사용 및 이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관련 입법 시도도 있지 않았나.
“정부가 입법 시도한 ‘지뢰제거업법’은 지뢰제거를 하나의 사업으로 보고, 민간 영리 업체가 토지 소유주와 계약을 해 지뢰를 제거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그 비용은 토지 소유주가 내도록 했다. 국회에서는 국가가 필요해 매설한 지뢰 제거의 책임과 비용부담을 민간에 떠넘긴다는 이유로 반대한 것이다.”
 
DMZ 이남 후방 지뢰 문제는 얼마나 심각한가.
“관광하고 농사짓는 지역 주변에 미확인 지뢰지대로 남아 있는 곳이 9700만㎡(여의도 면적의 32배)다. 국토의 효율적 관리를 방해한다. 전방보다 DMZ 이남의 지뢰 제거가 더 시급한 이유다. 법안 개정도 필요하고, 군에서 지뢰 탐지병이나 폭발물 처리병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제대군인을 중심으로 지뢰제거 전문 민간요원을 길러 내야 한다.”
 
고성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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