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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태풍의 눈’

중앙일보 2019.07.20 00:03
앞으로 기금 대출 상품 심사 까다로워져… 신혼부부 취득세 50% 감면 12월 일몰

하반기 집값 좌우할 변수는


정부의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검토 소식에 벌써부터 주택 공급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검토 소식에 벌써부터 주택 공급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주택시장은 한마디로 안개속일 듯하다. 시장에서 호재와 악재가 서로 시소게임을 하는 양상이다. 단기간에 집값이 많이 올라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이미 시행이 확정된 제도도 있지만 새로운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일종의 극약처방인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얘기다. 분양가 상한제는 하반기 주택시장에서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키로 한 것은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의 후분양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당초 후분양을 독려했지만 취지와는 달리 재건축 단지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I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후분양을 선택하자 당혹스러웠던 것 같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등 일부 재개발 단지까지 후분양을 검토하고 나서자 초강수 정책인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낸 것이다.
 
재건축·재개발 수익성 악화
지금까지 고분양가 관리지역의 민간택지에 대해서는 HUG의 분양보증제도를 활용, 간접적으로 분양가 규제를 해왔다. 현재 분양제도에서는 HUG가 독점하고 있는 분양보증 없이는 선분양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후분양은 분양보증 없이도 두 곳 이상 업체의 연대보증을 받으면 진행이 가능하다. 후분양은 골조공사가 3분의 2 이상 진행된 후 분양하는 방식이다. 후분양은 분양가 통제를 받지 않으니 재건축·재개발 조합 입장에서 주변 시세만큼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다. 일반분양가를 높일수록 조합원들의 수익은 늘어난다. 반대로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 재건축·재개발 수익성이 악화된다.
 
후분양을 제어하기 위한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려면 현행 주택법 시행령 제 61조(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의 지정기준 등)를 개정해야 한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는 2007년처럼 모든 지역에 시행하는 것이 아니다. 분양가 상승률, 청약 경쟁률, 주택 거래량을 고려해서 일정 요건을 갖춘 지역에 대해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한다. 이 지정 요건을 대폭적으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관심은 적용 시점이다. 현재 재건축과 재개발의 분양가 상한제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하도록 돼 있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분양 직전의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으로 바꿀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상한제 적용 대상 단지가 대폭 늘어난다.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일반분양을 앞두고 단지들은 그동안 후분양을 검토했는데 이번에 선분양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기보다는 HUG 통제를 받아 선분양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단계의 재건축 단지들은 더욱 곤혹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비강남권의 재개발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타격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정비 업체 대표는 “일반분양분이 많은 재개발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조합원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정부 입장에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지역에만 적용하든지, 일정 기간 유예하든지 등 여러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하반기 정부 대책으로 재건축 연한을 현재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하거나 9억원 초과의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10년 보유, 80% 공제)를 낮추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금 부동산시장의 불안이 국지적으로 나타나기에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전방위적 규제책보다는 특정 지역을 겨냥한 핀셋 규제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초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었던 금리는 우호적으로 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해는 금리가 임계점을 넘을 정도로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미 최저 연 2% 후반대까지 내린데 이어 하반기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실러 교수는 금리 인하를 ‘부동산시장에 헬륨가스를 불어넣는 꼴’이라고 표현했다. 이론적으로 볼 때 금리 인하는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부동산이 투자재로 바뀌면서 금리 민감도가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금리가 낮아질 경우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익형 부동산 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본의 무역보복,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 등으로 수출국인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르면 10월 사전 청약예약제 도입
이르면 10월부터 청약자격 사전검증시스템이 도입돼 청약 전에 부적격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10% 정도가 부적격 당첨자이다. 하지만 청약제도를 잘 몰라 부적격 당첨자가 많이 생기고 있어 정부가 이를 줄이기 위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청약할 때는 현재 별도의 검증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 전문가들도 실수를 할 정도다. 하지만 이번 시스템을 활용하면 부양가족수, 무주택기간, 청약통장 가입기간의 세부항목 계산 때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부양가족은 현행 청약시스템과 주민등록정보망을 연결하면 파악할 수 있고 주택소유와 무주택기간은 주택소유 확인시스템을 활용하면 체크가 가능하다고 국토교통부는 밝혔다.
 
일상이 바쁜 주택청약 수요자들에게 가장 큰 희소식은 미리 청약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이 될 것 같다. 청약 일정은 1, 2순위 별로 사전에 정해져 있는데 대체로 하루 뿐이다. 해당 일자를 놓치면 청약기회가 완전히 사라진다. 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는 10월쯤 ‘사전 청약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입주자모집공고일 이후 실제 1순위 청약에 들어가기 전 5~6일 동안 미리 청약을 해두면 가능하다. 사전 청약제도 도입으로 인기 지역에서는 종전보다 유효 청약자들이 늘어나 경쟁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올 하반기 중에 주택도시기금에서 지원하는 대출 상품에 대해 ‘자산심사 기준’ 도입된다. 대표적으로 ‘디딤돌 대출’이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전세입자를 위한 ‘버팀목 대출’ 등이 그것이다. 이들 기금 대출 상품 금리는 시중은행 일반 대출보다 1%포인트 정도는 낮다. 금리 인하만큼 주거복지를 지원하는 것으로 심사를 좀 더 까다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주택도시기금 대출은 대출신청 본인과 배우자가 신고한 소득을 기준으로 심사를 했으나, 앞으로는 부동산·예금·주식 등의 보유 자산까지 따져 대출을 제한하는 것이다. 급여는 많지 않아도 실제 다른 자산이 많은 ‘무늬만 서민’을 지원 대상에서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현재 주택도시기금법 시행령 개정이 진행 중이며, 연내 시행될 예정이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에 대해 취득세를 50% 감면해주는 세제 지원 제도가 오는 12월에 일몰이 도래한다.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과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일몰 기한을 3년까지 더 연장하는 법안이 제출돼 있어 올해에 혜택이 종료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취득세를 50% 감면받으면 3억원짜리 중소형 아파트 기준으로 330만원(취득세율 1.1%)의 절반인 165만원 부담이 줄어든다. 하지만 조건이 까다롭다. 이 제도는 맞벌이 부부 합산소득이 7000만원(외벌이 5000만원) 이하인 신혼부부(5년 이내)가 대상이다. 이들은 생애최초로 취득가액 3억원(수도권 4억원) 이하,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세의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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