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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삼바 대표 구속될까…'갈림길' 선 분식회계 수사

중앙일보 2019.07.19 11:11
분식회계 본류로는 첫 구속영장 청구
김태한(62)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대표이사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9일 결정된다. 삼바 분식회계 의혹 본안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느냐에 따라 향후 수사 방향과 속도가 모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한 삼바 대표이사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한 삼바 대표이사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김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5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섰다. 그는 ‘분식회계를 지시한 사실이 있느냐’는 등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날 영장심사는 오전 10시 30분 검사 출신인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렸다.

법원 출석하며 묵묵부답
분식회계 혐의 관련 첫 법원 판단
구속 이후 '윗선' 수사 집중하려는 檢

 
김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삼바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54) 전무와 재경팀장 심모(51) 전무에 대한 영장심사도 이날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 등은 2015년 말 삼바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회사 가치를 약 4조5000억원 늘린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받는다.
 
발부되면 '윗선' 수사에 탄력 
사건 본류인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처음 이뤄지는 이날 영장심사의 결과가 검찰 수사의 중대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법원이 삼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해 사실상 처음으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삼성 임직원 8명이 구속됐지만 모두 증거인멸 혐의가 인정됐을 뿐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법적인 판단은 없었다.
 
이들의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가 인정됐다고 판단해 사건의 최종 책임자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검찰은 김 대표 등이 구속 이후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하는 쪽으로 진술을 바꿀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기각되면 증거 보강에 인사 겹쳐 차질 불가피 
반면 검찰의 구속 시도가 실패할 경우 향후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 등의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객관적인 증거나 진술 등의 보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부회장 등 삼바 분식회계 의혹의 ‘정점’까지 다다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 취임 이후 예정된 검찰 간부 인사로 지휘라인이 교체되기 전까지 최대한 속도를 내 수사를 진행한다는 게 수사팀의 계획이었다.
 
김 대표는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와 함께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상장한 삼바 주식을 개인적으로 사들인 뒤 매입 비용을 현금으로 받아내 3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다. 검찰은 김 대표가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규정과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돈을 횡령했다고 보고 분식회계에 대한 대가를 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날 영장심사에서 검찰은 개인 이익을 위해 금품을 챙긴 김 대표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한 조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정도로 이뤄진 만큼 그 ‘윗선’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전 부회장 소환 조사에 앞서 옛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임원들에 대한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특정 인물에 대한 소환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혐의 입증에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는 모두 조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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