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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급한데 문 닫은 경사노위 기다린다는 박능후

중앙일보 2019.07.19 10:20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맨 왼쪽)이 이달 5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6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맨 왼쪽)이 이달 5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6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의 논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18일 열린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 개혁 및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이하 연금특위)는 이미 활동이 종료된 상태다. 그런데도 경사노위 논의 결과를 언급한 게 '너무 한가하지 않으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국민연금 개편안이 국회에 제출되고, 경사노위에서 몇차례 논의하다가 지금은 중단된 상태다. 국회 논의도 진전이 없고 이렇게 가면 개편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 12월 복지부는 네 가지의 국민연금 개편안, 즉 '4지선다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네가지 방안 가운데는 ‘현 제도 유지’도 포함됐다. 국회는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이후 사회적 대타협 기구인 경사노위에 연금특위를 설치했다. 연금특위는 6개월 논의 끝에 결실을 맺지 못했고 4월 활동기간이 종료됐다.  
 
박 장관은 “지난해 연말에 개혁안을 제출했고 국회에서 논의가 바로 진행되지 않아 경사노위에 넘겼다. 단일안을 만들어달라는 뜻에서 경사노위에 넘겼다. 국민연금 파트 자체는 논의가 많이 됐다. 다수안과 소수안, 두가지 안으로 집약됐는데 마지막 의결 직전에 다른 건으로 경사노위가 파탄 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이 경사노위 회의에 실무 차원에서 참여한다. 그쪽에 ‘8월 말까지는 경사노위서 최종 결론 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경사노위에서 국회로 (최종)안을 넘기면 국회는 그걸 받아서 논의하는 플랜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망하기로는 경사노위서 단일안으로 올 거 같진 않다. 다수안, 소수안 2가지가 올 것 같다. 그렇게라도 개혁안이 오면 국회의 논의가 쉬워질 것이고 국회에서도 복지위 중심으로 논의가 다시 시작될 것이다. 경사노위 안에 따라 국회의 논의가 전개될 거라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논의가 끊어질 것 같지는 않다. 8월 말까지는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지난 4월 이후 활동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연금특위는 활동기간 연장을 의결하지 못한 채 끝나버려 더이상 논의가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진행되지도 않는 경사노위에서 연금 개혁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박 장관의 발언이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경사노위 연금특위 위원들을 중심으로 지금도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공식 회의는 아니지만, 비공식 회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어떤 합의점을 찾게 되면 이를 공식화해서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해보려 한다. 개혁 논의가 중단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사노위 연금특위 소속 A위원은 “일부 위원들만 참여해서 의견을 수렴하고 개혁안을 만든다 한들 무슨 대표성이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국민연금 개혁은 느긋하게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정부가 공개한 4차 연금재정재계산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의 예상 고갈 시점이 2061년에서 2057년으로 당겨졌다. 기금 고갈 이후 세대는 소득의 24.6%를 연금 보험료로 내야 한다. 보험료 인상ㆍ소득대체율 조정 등 개혁 논의가 시급하지만 총선을 앞둔 국회는 묵묵부답이고, 정부 역시 경사노위에 공을 미루기만 하고 있다.
 
A위원은 “박 장관이 경사노위 안을 8월말까지 기다리겠다는건 그때까지 연금 개혁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만약 현재 경사노위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고, 다소 의견차가 있어서 합의가 도출되기를 기다린다면 말이 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경사노위 자체가 완전히 중단된 상황에서 기다린다고 달라질 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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