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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아닌데 끊이지 않는 ‘마른 기침’ 방치하면 암 될 수도

중앙일보 2019.07.19 06:00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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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조모 씨는 얼마전 목에 이물질이 걸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갈수록 이물감이 심해졌고, 마른 기침까지 계속됐다.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았더니 목의 문제가 아니었다. 조씨는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조씨처럼 잦은 기침과 목 이물감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는 환자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식도염 환자는 4만6605명에 달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나 위장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염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보통 상복부 통증과 함께 소화불량, 입 냄새, 쉰 목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목과 가슴이 답답한 것도 주요 증상 중 하나다.  
위산이 역류하는 과정에서 인두(입안과 식도 사이에 있는 소화기관으로 공기와 음식물이 통과하는 통로)가 자극을 받으면 기침이 나오는데, 그러다 보면 만성 기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원인 모를 기침이 수개월 동안 계속된다면 단순히 기관지의 문제로 생각해서는 안되며 역류성 식도염인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으로는 하부식도괄약근(식도 위로 음식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근육)의 조절기능 약화, 낮은 식도 내 압력과 높은 위 내 압력, 식도의 연동운동 감소, 위 내용물의 과다 정체, 위산의 과다 분비 등이 꼽힌다.
위와 식도의 경계 부위에는 ‘하부식도괄약근’이라는 일종의 ‘문’이 존재한다. 바깥에서 안쪽으로 밀어서 여는 여닫이문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음식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만 열리면서 역류를 방지한다. 그런데 이 조절 기능이 약해지면 위와 식도의 경계 부위가 완전히 닫혀 있지 않아 위의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된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위장의 운동성이 떨어지게 되면 음식물이 위에 오래 머무르게 되어 복압이 올라가 위산과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게 된다. 역류성 식도염을 오랜 시간 방치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위산으로 인해 식도의 염증이 심해져 궤양이 생기거나 좁아져 협착이 발생할 수 있고, 장기간 지속되면 전암성 병변(암 전단계)인 바렛 식도(Barrett esophagus)가 될 수 있다.
 
바렛 식도는 위와 연결되는 식도 끝부분의 점막이 지속적인 위산 노출로 인해 위 점막 세포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식도암의 발생을 높인다. 이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의 진단과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김동우 고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은 초기에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돼 그냥 넘기기 쉬운 질환이다. 그렇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가슴이나 목이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누워서 잠을 자는 것조차 힘들어질만큼 고통스럽다”며 “초기에 약물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지만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재발도 쉬운 질환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금주, 금연, 체중 감량, 식후 적어도 2~3시간은 눕지 않기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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