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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프로듀스’…미지수 X가 자충수 됐나

중앙일보 2019.07.19 00:03 종합 23면 지면보기
‘프로듀스 X 101’ 3차 발표식에서 1위를 놓고 경쟁한 김우석·한승우·김요한·이진혁. [사진 Mnet]

‘프로듀스 X 101’ 3차 발표식에서 1위를 놓고 경쟁한 김우석·한승우·김요한·이진혁. [사진 Mnet]

워너원을 잇는 보이그룹이 탄생할 수 있을까. Mnet ‘프로듀스 X 101’은 19일 최종회 방송을 앞두고 있지만 좀처럼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데뷔 101일 만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워너원을 비롯해 ‘프로듀스’ 시즌을 통해 결성된 걸그룹 아이오아이와 아이즈원 모두 그해 신인상을 휩쓰는 대형 신인으로 활약했지만 네 시즌 만에 흥행 불패 신화가 깨질 상황에 처한 것이다.
 

오늘 워너원 잇는 보이그룹 탄생
시청층 이탈 한계 극복할까 관심

사실 위기는 일찌감치 감지됐다. 보이그룹을 선발하는 시즌 2와 비교해 보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두 시즌 모두 1.5%대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했지만, 시즌 2는 방송 5회 만에 두 배 가량 뛴 데 반해 시즌 4는 여전히 2%대에 머무르고 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 결과 출연자 화제성 상위 10명 중 6명이 ‘프로듀스’ 출연진이지만 체감 화제성은 이에 못 미친다. 시즌 2의 강다니엘 같은 슈퍼스타가 탄생하지 않은 탓이다. 시즌별 최고 조회 수를 기록한 강다니엘의 ‘쏘리 쏘리’ 직캠은 3600만회에 달하는 반면, 김요한의 ‘유 갓 잇’은 800만회 수준이다.
 
전체 연습생 중 절반(51명)이 10대로 구성되면서 30대 이상 여성 시청층이 대거 이탈한 것도 한몫했다. 10대 여성 타깃 시청률은 5~6%대에 달하지만 30대 여성 시청률은 3분의 1 수준. 연령별로 체감 인기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미지수를 뜻하는 ‘X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하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시즌 1 걸그룹으로 시작해 시즌 2에서는 보이그룹으로 성별을 바꾸고, 시즌 3은 한일 합작 걸그룹으로 확실한 변화가 있었지만 이번 시즌의 X는 중의적 의미로 혼란을 빚었다. 최하 실력을 뜻하는 F등급 대신 잠재력을 뜻하는 X등급을 신설하고, 보컬X댄스, 래퍼X댄스 등을 병행해야 하는 X 포지션을 만드는 등 계속 새로운 뜻이 추가되면서 되려 이해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리즈 팬들의 중도 이탈을 가져왔다. 방송사 측이 해외 활동을 염두에 두고 활동 기간을 기존 18개월(워너원 기준)에서 5년으로 대폭 연장한 것이 도리어 독이 됐다. 소속사 입장에서는 전속 계약 기간 7년에 맞멎는 시간 때문에 부담감을 느낀 것. 결국 1년 미만 연습생이 24명이나 출연했고, 전체 연습생의 실력이 부족해 보이는 역효과를 낳았다.
 
연습생별 실력 격차도 큰 편이다. 지난 3차 순위 발표식에서 상위 10명 중 데뷔 경험이 있는 연습생만 4명이다. 업텐션으로 활동한 김우석과 이진혁이 1위 다툼을 벌이면서 ‘악마의 편집’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반응도 많다. 워너원에도 황민현(뉴이스트)·하성운(핫샷) 등이 포함되긴 했지만 기성 가수들이 센터 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방송사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시리즈가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시청률과 화제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6~8시즌을 진행한 ‘K팝 스타’나 ‘슈퍼스타K’와 비교해도 더 빨리 위기를 맞았다”며 “특정 성별·연령 등에 한정되면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확장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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