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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협력업체에 "비용 댈테니 부품 90일치 재고 확보" 요청

중앙일보 2019.07.18 18:13
최근 본사 구매팀 명의로 발송한 공문에서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에 ’일본산 소재 부품에 대해 90일 이상 재고를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뉴스1]

최근 본사 구매팀 명의로 발송한 공문에서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에 ’일본산 소재 부품에 대해 90일 이상 재고를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뉴스1]

삼성전자가 모바일과 가전 등 완제품 부문 협력 업체들에 “일본산 소재 부품에 대해 90일 이상 재고를 확보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일본 출장을 마치고 온 이재용(51) 부회장이 지난 13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장단 회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스마트폰·TV 등 전 제품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한 뒤 나온 후속 조치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당시 밝힌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이 사실상 발동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이트 리스트 제외 대비 안전재고 확보해달라”
최근 본사 구매팀 명의로 협력업체들에 발송한 공문에서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정부가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소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고, 추가로 ‘화이트 리스트’(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비용이 들더라도 재고 확보가 최우선인 상황으로 7월 말까지는(아무리 늦어도 8월 15일 전) 90일 이상 안전 재고를 확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추가적인 재고 확보에 필요한 비용까지 회사가 모두 부담하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 15일을 데드라인으로 잡은 이유는 일본 정부가 이때쯤 한국을 안보상 우호 국가인 백색 국가에서 제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할지를 놓고 일본 정부는 의견 수렴 절차를 오는 24일까지 진행한다. 내각 각의에서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기로 최종적으로 확정하면 21일이 경과한 다음 달 15일, 한국은 일본 정부의 백색 국가 명단에서 제외된다.  
 
현재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는 현재 3개 품목(에칭가스·포토레지스트·불화 폴리이미드)에 국한됐지만, 한국이 일본 정부의 백색 국가 명단에서 제외되면 첨단소재·항법장치·센서 등 1112개 전략 물자에 대해 수출 규제를 받게 된다. 수출 허가 신청과 심사는 3개월가량 걸리는데, 그만큼 시간이 지체돼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일본 수출 규제 확대에 사전 대비
삼성전자 역시 협력 업체에 보낸 공문을 통해 “한국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일본 업체의 한국향 수출 품목별 개별 허가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TV, 가전 등 모든 전자 제품에 쓰이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가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으로 추가되면 삼성전자의 완제품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의 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공급하는 ‘댐’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에는 800~1200개, TV에는 2000~3000개, 전기차에는 최대 2만개까지 들어간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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