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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대표들, 왜 오후 4시를 택했을까

중앙일보 2019.07.18 11:10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난다. 이날 회동의 공식 명칭은‘정당대표 초청 대화’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참석한다.
 
주목되는 건 이들이 만나는 시각이다. 오후 4시부터 2시간가량 만나는데 ‘오후 4시 회동’은 익숙한 풍경이 아니다. 이에 대해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식사를 하는 등 편한 분위기보다는 진지하게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뜻을 모았다”고 했고, 박맹우 자유한국당 사무총장도 “만찬 시간을 맞춰봤고 가능했는데, 워낙 중차대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라 특별히 시간을 내 티타임으로 진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밥만 먹는 회동은 안 하겠다”는 거다.
 
지난해 3월 7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 간의 오찬 간담회. 문 대통령 취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여야 대표가 한 자리에 모인 자리였다.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유승민 바른미래당·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홍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3월 7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 간의 오찬 간담회. 문 대통령 취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여야 대표가 한 자리에 모인 자리였다.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유승민 바른미래당·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홍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치권에는 ‘식사 정치’라는 관용어가 있을 정도로 함께 숟가락을 들며 현안을 논의하는 게 익숙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도 마찬가지였는데, 지난해 3월 7일 열린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간 첫 회동도 오찬을 겸해 진행됐다. 2017년 7월 19일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참한 채 열렸던 청와대와 당 대표 회동도 역시 오찬 회동이었다.
 
분위기가 엄중하거나 여야 관계가 극도로 경색돼있을 경우 식사를 배제한 회동도 열렸다. 2013년 9월 16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3자 회동이 대표적이다. 이때 회동은 오후 3시부터 국회 사랑재에서 진행됐는데, 회동이 진행되는 90분 내내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고 회동 후엔 여야 관계가 더 경색됐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실패한 회동으로 종종 거론되는 2005년 9월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간 회동은 오후 2시부터였다.
 
식사를 배제한 회동을 기획할 정도로 이번 청와대 회동도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논의의 초점은 대일(對日) 관계가 될 전망이다. 이해찬 대표는 “엄중한 시기에 열리는 만큼 초당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고, 황교안 대표도 “대통령과 정부가 올바른 해법을 내놓는다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경우에 따라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외교·안보 진용 문책과 경질 요구, 북한의 비핵화 방안, 국회의 추경 처리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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