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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꿈에서 또 선배들이 쫓아와” 집단폭행 악몽 시달리는 중학생

중앙일보 2019.07.18 05:00
학교폭력 일러스트. [중앙포토]

학교폭력 일러스트. [중앙포토]

 
강원도 한 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 여러 명이 2학년 학생 한 명을 집단으로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해당 학교와 피해 학생 측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 A군은 지난달 26일 학교 후문에서 3학년 선배 B군 등에게 폭행을 당했다. 선배 B군 등의 폭행은 1㎞가량 떨어진 공원 정상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이어졌다.

강원도 한 중학교서 3학년 여러 명이 2학년 A군 폭행
A군 측 “낭떠러지서 뛰어내려 죽으면 된다 강요했다”
가해 학생 측 “거짓말이면 뛰어내리겠다 먼저 말했다”

 
A군은 이날  B군 등으로부터 가슴과 명치 등을 폭행당했다. 피해 학생 측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학교나 집에 알려봤자 사회봉사 몇 시간만 하면 된다”며 A군을 때린 뒤 “3학년 애들 보면 인사 똑바로 해라. 내일 학교 가서 조용히 있어라”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A군이 폭행을 당한 이유는 이렇다. 사건 발생 전날인 25일 가해 학생 1명과 A군 친구 간 다툼이 있었다. 당시 A군 친구가 선배인 가해 학생 1명을 폭행했다. 이후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3학년 선배들에게 함께 불려간 A군은 묻는 말에 거짓말했다는 오해를 받고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의 멍든 손[사진 피해 학생 측 제공]

피해 학생의 멍든 손[사진 피해 학생 측 제공]

2주 상해 진단과 심리치료 중
현재 A군은 가슴에 심한 통증과 타박상 등으로 전치 2주 상해 진단을 받은 상태다. 또 행동 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세를 보여 심리치료를 받는 중으로 사건 발생 이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 A군의 부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폭행 당시 아들이 낭떠러지로 끌려가 이 상황을 끝내고 싶으면 여기서 뛰어내려서 죽으면 된다. 네가 여기서 죽어야 상황이 끝날 수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며 “아들이 자주 악몽을 꾼다. 오늘 아침에도 엄마 꿈에서 선배들이 또 쫓아와 무서워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학교 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연 뒤 지난 11일 가해 학생 7명에게 사회봉사 등을 하게 했다. 폭행한 가해 학생 4명에겐 사회봉사 8시간, 학생 및 보호자 특별교육이수 5시간 조치를 내렸다. 현장에 함께 있었던 2명은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를, 1명은 교내 봉사 2시간을 하고, 학생 및 보호자가 특별교육이수 2시간을 받도록 했다.
 
A군의 부모는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분리하지 않고 사회봉사, 특별교육 이수, 서면사과 등의 조치를 내린 건 이해할 수 없다”며 “학교 측에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피해 학생 측은 2차 피해를 우려하며 현재 재심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가해 학생 7명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조치결과에 이의가 있는 피해 학생이나 보호자의 경우 조치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또는 그 조치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10일 이내 지역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학교폭력 일러스트. [중앙포토]

학교폭력 일러스트. [중앙포토]

가해 학생 7명 경찰에 고소, 재심도 준비 중 
반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연 학교 측은 확인 결과 가해 학생들이 폭행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낭떠러지로 떨어지라고 강요한 사실은 양측의 진술이 첨예하게 대립한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조사 결과 당시 피해 학생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내 말이 안 맞으면 뛰어내리겠다”고 말했고 가해 학생이 “거짓말하네 니가 뛰어내리면 모든 게 해결이 돼”라는 취지로 말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2학년 학생으로부터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학교 관계자는 “은폐하거나 축소한 부분은 전혀 없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사실을 바탕으로 조치를 내렸다”며 “앞으로 피해 학생이 학교생활을 잘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고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광주에서는 또래 여학생을 집단폭행한 고교생들이 경찰에 입건됐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C양 등 고교 1∼2학년생인 남녀 청소년 4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일 광주 모처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고교 1학년생 D양을 마구 때린 혐의다. C양 등은 평소 알고 지내던 D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뒤 폭행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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