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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등 의원 10명 사실상 탈당 선언···평화당 분당 초읽기

중앙일보 2019.07.17 17:32
총선을 9개월 앞둔 정치권에 다시 ‘제3지대론’이 불붙고 있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출범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출범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을 댕긴 건 민주평화당이다. 평화당은 16일 의원총회에서 끝장토론 끝에 의원 10명이 사실상 탈당을 선언,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 유성엽(원내대표)‧천정배(6선)‧박지원(4선)‧장병완(3선)‧김종회‧윤영일‧이용주‧정인화‧최경환(이상 초선) 의원과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대표로 평화당에서 활동 중인 장정숙 의원 등 10명은 이날 밤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결성을 선언했다. 그간 정동영 대표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 충돌해온 이들은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대안세력을 묶어서 제3지대 신당을 발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엽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3신당’을 함께할 대상으로 바른미래당을 지목했다. 유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쪽에서 변화를 바라는 분들이 있을 거다. 지금도 만나고 있고, 내일·모레도 만날 것”이라며 “우리가 빠른 속도로 움직였을 때 다른 정당의 변화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의 호남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론’은 올초부터 불거졌다. 올해 2월 평화당 일부 의원들은 박주선‧김동철 의원 등 바른미래당 호남 중진과 만나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박지원 의원은 공개적으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향해 “이꼴저꼴 보지말고 빨리 새 집 짓자”고 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국면을 거치며 당내 갈등이 심화되자 김관영 전 원내대표가 “다른 당과의 선거 연대나 통합 없이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평화당의 움직임과 동시에 최근 바른미래당 내에서도 ‘제3지대론’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기인 당 혁신위원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손 대표 측근인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은 혁신위에서 계속 ‘야권 정계개편’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손 대표가 평화당 탈당파를 흡수해 세력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유승민‧안철수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손 대표가 제3지대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만큼, 당장 반발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본다는 복안이다. 유승민 의원은 최근 제3지대론과 관련한 기사 링크를 몇몇 의원에게 보내며 “조급한 쪽이 진다.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1회 제헌절 기념식에서 여야 5당 대표들이 박수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연합뉴스]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1회 제헌절 기념식에서 여야 5당 대표들이 박수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연합뉴스]

 
한편 오신환 원내대표측은 이날 “평화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은 바른미래당에 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18년 국민의당이 쪼개지면서 일부는 바른미래당에, 일부는 평화당으로 갔다. 오 원내대표측은 “평화당 소속 의원 9명은 2018년 1월 국민의당에서 이미 비상 징계(당원권 정지 2년)를 받았으므로, 국민의당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 바른미래당에 복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손 대표 등이 아예 탈당해 평화당 의원들과 제3신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되지만 현실성은 극히 낮다는 분석이다. 80억원에 달하는 당 자산과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는 비례대표 때문이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탈당 가능성은 없다”며 “(평화당 이탈세력과) 힘을 모아야한다는 생각은 일치하지만, 구체적 방법론은 고민중"이라고 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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