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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일하는 국회법’ 시행하지만 강제성 약해 ‘시큰둥’

중앙일보 2019.07.17 06:00
김성수 소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김성수 소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일하는 국회법’(개정 국회법)이 17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주문하면서 마련된 법으로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하는 국회법’은 상임위원회별로 법안심사 소위원회(법안소위)를 월 2회 열도록 의무화한 내용이 핵심이다. 법안소위를 정례화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 외에 소위원회 개회 권고 기준을 현행 수요일에서 수ㆍ목요일 이틀간으로 확대하는 내용, 법안 심사를 담당하는 둘 이상의 복수 소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법안소위는 법안을 상임위 전체회의에 의결하기 전에 심사하는 기초 단계다. 그러면서도 국회에서 가장 면밀하게 법안 내용을 들여다보는 핵심 단계다. 하지만 여야 갈등으로 국회가 멈추면 법안소위도 멈추기 일쑤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법안소위를 올해 두 차례만 열었다.  
 
문 의장은 지난 15일 “현재 법안이 1만4783건이 계류 중이고 이 중 70.6%에 달하는 1만432건은 단 한 차례도 법안소위 심사조차 거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제19대 국회에선 법안 1만5137건이 소위에 회부됐지만 4845건(32%)은 소위에 상정도 안 된 채 폐기됐다. 
 
그런 의미에서 법안소위를 월 2회 정례화하는 것은 법안 심사의 전문성과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 의장은 ‘일하는 국회법’이 자리 잡도록 법안소위 개최 실적, 법안처리 건수 등을 위원회별로 집계해 상시 발표하겠다고 한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간사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한국당 불참을 전하고 있다. [뉴스1]

송희경 자유한국당 간사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한국당 불참을 전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처벌 조항이 없어 법의 실효성이 적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하는 국회법’은 훈시 규정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취지는 좋지만, 법에 강제성이 없다. 현재도 국회를 짝수 달(2ㆍ4ㆍ6ㆍ8월)에 열도록 하는데 안 지켜지지 않느냐. 야당이 국회를 보이콧하면 법안소위 역시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국회 인원 충원 등 제반 여건이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회의만 늘린다고 법안 심사가 충실해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지난 4월 운영위 회의에서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월 2회 이상 법안소위를 정례화했을 때, 입법조사처에서 이것을 감당해 낼 수 있겠느냐"며 “준비한 것이 있느냐”고 묻자, 김하중 국회입법조사처장은 “현재로써는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법이 개정돼서 운영되면 현 인원 체제로 정비하고, 그런데도 인력이 부족하면 인력 확충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16일까지 특별한 인력 충원은 없는 상태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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