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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협박에···트럼프 "시간은 본질 아니다" 협상 연기로 응수

중앙일보 2019.07.17 05: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이 8월 '동맹 19-2'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데 "미국의 한반도 방위 의지를 보여주는 통상 훈련"이라며 "준비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실무협상 재개를 고대한다"면서도 "미 협상팀과 북한에 시간과 여유를 줄 것"이라며 협상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미국의 동맹훈련 움직임을 보면서 실무협상 개최를 결정할 것"이라며 동맹훈련과 실무협상 연계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엄청난 진전, 언젠가 좋은 일 생길 것"
미 국방부 "동맹 방어 통상훈련, 준비 계속"
국무부 대변인 "북한에 시간과 여유 줄 것"
北 동맹훈련 연계로 7월 내 실무협상 어려울 듯
민주 "北 미사일 동결 파기 위협, 트럼프 놀아나"

미 국방부 대변인인 데이브 이스트번 중령은 북한의 동맹 19-2 훈련 중단 위협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 질의에 "한국군과 미군은 이번 가을 연합훈련을 실시하기위한 준비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훈련 프로그램은 연합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북미)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해 조정한 것"이라며 "이 같은 통상적인 연합훈련은 연합 대비태세 강화하는 활동을 통해 한미동맹과 한반도 방위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다만 북미 실무협상에 대한 영향에 대해선 국무부에 답변을 넘겼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지명자도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주한미군의 군사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며 "훈련은 잠재적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미국과 한국 군이 함께 대응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말했다.  
 
모건 오르태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동맹 훈련은 국방부 소관이라며 답변은 피한 채 "우리는 협상이 재개되기를 고대하고 있고 대화를 바란다"며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의 협상팀이 막후에서 조용히 계속 진전을 이뤄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 폭스뉴스 숀 해너티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처음에 갖고 있지 않았던 아이디어를 협상 테이블에 가져오길 바라며, 그들이 실무협상에서 좀 더 창의적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소개한 뒤 "그들(북한)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시간과 여유(time and space)를 줄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말 판문점에서 2~3주내 실무협상 개최에 합의했지만 7월 내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고 내비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북한 외무성이 '동맹'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실무협상 개최 여부를 위협한 데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고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Time is not of the essence)라고 말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북한 외무성이 '동맹'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실무협상 개최 여부를 위협한 데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고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Time is not of the essence)라고 말했다.[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시간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궁극적으로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료들에 판문점 회동 과정을 설명한 뒤 "나는 절대 서두르지 않지만, 일정한 시점엔 우리가 세계 모든 사람들을 위해 좋은 무언가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북한과 아무도 대화를 않던 제로 소통에서 지금은 많은 소통을 하고 있고 아주 좋은 관계를 맺었다"고도 했다. 
 
미국 현지에선 외무성 대변인 성명이 실무협상 재개 여부보다 핵·미사일 시험 동결의 파기를 위협한 데 주목했다. 북한은 "판문점 수뇌 상봉 한 달도 못 돼 합동 군사연습을 재개하려 한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자기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 데 우리가 남아 있어야 할 명분도 사라져 가고 있다”고도 위협했기 때문이다.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 동아태소위 간사는 이날 트위터에 "나는 트럼프에게 하노이 정상회담 때 핵미사일 시험 동결을 서면으로 명문화하라고 촉구했지만 그는 실패했고 놀아났다"며 "이제 김정은은 시험 재개를 위협하고 미국에 대한 협상력과 비핵화의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도 "북한이 한미가 연합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핵·미사일 시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건 시험 중단이 어떤 법적 문서에 구속되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라며 "하지만 11개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시험만이 아니라 핵·미사일 및 생화학무기를 포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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