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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길, 98년엔 미국관리 자택 찾아 토론하기도”

중앙일보 2019.07.17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김명길. [뉴스1]

김명길. [뉴스1]

북한의 새 대미 실무협상 대표로 알려진 김명길(60) 전 베트남주재 대사는 어떤 인물일까.  
 

한·미 인사들 “정확·명료한 인물”
천영우 “겉모습 북한사람 안 같아”

김 전 대사가 2006~2009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로 있던 시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날 때 김 전 대사가 차석으로 회담에 종종 배석했다”고 전했다. 천 전 수석은 “항상 깔끔하게 차려입고 말끔했다”며 “겉모습만 봐선 북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김 전 대사와 직제상 자주 만난 이는 위성락 당시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전 주러시아 대사)였다. 위 전 대사는 “유엔북한대표부는 현지에서 북한의 유일한 대미 채널인 만큼 김 전 대사는 차석 직급이지만 미국 업무의 ‘포인트 맨’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가깝게 지내고 많이 만났다”며 “북한 외교관 특유의 터프함이 있지만 거칠기보다는 자신의 정확한 입장을 설명하는 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고, 정확하고 명료한 인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사를 상대한 미국 당국자들은 “미국에 대한 이해가 높고 열정적인 인물”이란 평가를 내놨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2009년 북한 억류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석방 교섭에 김 전 대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미국의 메시지를 정확히 북한에 전달하고 미국의 정치시스템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잘 이해하던 외교관이었다”고 회상했다. 자누지 대표는 당시 상원 외교위 동아태 담당 정책 국장을 지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1998년 말 버지니아 자택에 김 전 대사를 초대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당시 이근 유엔 대표부 차석 대사와 함께 온 그는 대표부 참사관이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두 사람을 저녁 식사에 초대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문제 등에 대해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둘 다 전문적이고 박식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사는 미 학계 세미나도 자주 참석했다고 한다.
 
김 전 대사의 역량에 대한 미 정계·학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번 북·미 실무협상에서 기존 대표단에 비해 얼마나 재량권을 갖고 임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김 전 대사가 북한 실무협상팀을 이끌더라도 북한 지도부 입장을 대본처럼 읽는 역할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위성락  전 대사도 북·미 실무협상 전망에 대해 “김 전 대사라는 새로운 인물이 왔지만 협상의 변수가 되긴 어려울 것 같다”며 “비핵화 문제는 결국 북한 지도부의 입장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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