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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자에 "네 잘못"…'키마이라' 촬영장서 벌어진 일

중앙일보 2019.07.16 23:40
[뉴스1]

[뉴스1]

스태프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드라마 '키마이라' 제작사가 가해자(조연출) A씨와 2차 가해자(프로듀서) C씨를 모두 하차시켰다고 밝혔다.  
 
키마이라 제작사 제이에스픽쳐스는 16일 입장문을 내며 "우선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피해 당사자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이어 "상황에 대해 의구심을 느끼고 계실 전체 스태프들과 연기자들께 빠른 피드백을 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다른 일정을 정리하는 것 보다 피해 당사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진행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피해를 입은 스크립터와의 만남을 통해 그간 해당 프로듀서와 나눴던 대화 중 '됐고 당장 뭘 원하는지 말해라', '왜 피하지 않았느냐' 등의 2차 가해를 입힐 만한 언사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프로듀서가 상황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중재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대처를 했음에 일말의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프로듀서의 잘못된 언사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고 당사자가 겪는 피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피해 정도가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돼 현 시간부로 해당 프로듀서를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며 이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자초지종을 파악한 뒤 해고를 비롯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이 드라마 일부 제작진이 참석한 회식 자리에서 조연출 A씨는 스크립터 B씨를 성추행했다. 제작사 측은 사건을 인지하고 지난달 29일 주요 스태프가 모인 자리에서 A씨가 B씨에게 사과하도록 했다. B씨는 사건을 공론화하고 가해자의 공개 사과·하차를 원했지만 A씨의 사과는 촬영장을 벗어난 풀숲에서 이뤄졌다. 그 자리에는 연출 감독, 촬영 감독, 조명 감독 등 일부 스태프만 동석했으며, 프로듀서 C씨는 B씨에게 '피하지 않은 너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등 2차 가해를 저질렀다.
 
드라마 '키마이라'는 1984년 연쇄살인 '키메라 사건'이 발단이 돼 벌어진 폭발 사고가 2019년 비슷한 형태로 다시 일어나자 세 명의 주인공이 진범을 찾는 이야기다. 방송사는 미정이고 하반기 방영 계획으로 촬영 중이다. 박해수, 이희준, 수현이 출연한다. 
 
다음은 '키마이라' 제작사 제이에스픽쳐스 공식입장 전문.
제이에스픽쳐스 키마이라 제작팀입니다.
 
우선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피해 당사자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이 상황에 대해 의구심을 느끼고 계실 전체 스태프들과 연기자분께 빠른 피드백을 드리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지금 다른 일정을 정리하는 것보다 피해 당사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진행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피해를 입은 스크립터분과의 만남을 통해 그간 해당 프로듀서와 나눴던 대화 중 "됐고 당장 뭘 원하는 지 말해라", "왜 피하지 않았느냐" 등 2차 가해를 입힐 만한 언사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프로듀서가 상황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중재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대처를 했음에 일말의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로 인해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 개인적인 문제를 떠나 제작팀으로서 잘못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그것도 피해자 분을 통해 알게 된 것을 진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당 프로듀서의 잘못된 언사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고, 당사자가 겪는 피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또한 새로이 알게 된 내용으로 보았을 때 피해의 정도가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되어 현 시간부로 해당 프로듀서를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며, 이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자초지종을 파악한 뒤 해고를 비롯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이미 깨어진 신뢰를 다시 붙이기엔 시기를 많이 놓쳤다고 느낍니다. 제작팀이 더 노력하겠다는 말 외에 더 나은 말을 찾지 못해 죄송합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좀 더 민감하게, 좀 더 정확한 팩트를 가지고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사안으로 상처를 받았을 당사자분과 혼란스러우셨을 모든 스태프, 연기자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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