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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윤석열 호’…“검찰 인사가 첫 리더십 시험대”

중앙일보 2019.07.16 18:56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윤 신임 총장의 임기는 문무일 현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난 직후인 25일 0시부터 시작된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서울중앙지검을 빠져나가는 윤 신임 검찰총장.[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윤 신임 총장의 임기는 문무일 현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난 직후인 25일 0시부터 시작된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서울중앙지검을 빠져나가는 윤 신임 검찰총장.[연합뉴스]

"격랑 속에 닻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를 임명 재가하자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한 말이다. 표현대로 현재 검찰은 거센 파도에 휘말린 상태다. 당장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이른바 '검찰개혁'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있다. 25일 0시 출범하는 '윤석열 호'에 대한 검찰 내부의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문무일 총장 임기 만료까진 '정중동'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윤 신임총장은 임명 직후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현 문무일(58·18기) 총장의 임기가 오는 24일까지로 일주일가량 남아있어서다. 윤 신임총장 측은 "전례에 따라 별도의 입장표명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총장의 퇴임 때까지 윤 신임총장은 별다른 공개 행보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물밑에선 차기 검찰 고위직 인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 신임총장의 임명으로 검찰 고위직의 줄사퇴가 예상된다. 그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검찰을 떠났거나 사의를 밝힌 검찰 고위직 인사는 봉욱(54·19기)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비롯해 모두 8명이다. 현재 검찰총장 바로 아래 직급인 고검장급 9자리 가운데 5곳이 공석이다. 검찰 간부급 인사는 "새 검찰총장 임명 이후 고검장급 인선이 가장 최우선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고검장 승진에서 누락되면 윤 신임총장 선배 기수 가운데 상당수가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검찰의 대규모 후속 인사를 예상하고 검사장급 승진 심사를 위해 연수원 27기까지 인사검증 동의서를 받았다. 차장검사 검증 동의서는 연수원 29기까지 받아둔 상태다.  
  
"검찰 인사가 첫 리더십 시험대"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사진은 지난 8일 윤 신임총장이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는 모습. 임현동 기자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사진은 지난 8일 윤 신임총장이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는 모습. 임현동 기자

검찰 고위직의 줄사퇴로 후속 인사 역시 대규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선 임기 시작 직후 이어질 검찰 내부 인사가 윤 신임총장의 첫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한 윤 신임총장은 국정원 댓글 수사팀과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 등지에서 함께했던 후배 검사들을 대거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들였다. 이 때문에 '자기 사람 챙기기'란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청문위원으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 인사를 독식했다는 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며 "미리 이 부분에 대해 일체의 잡음이 안 나오게 준비를 해 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윤 신임총장은 "검찰에 대한 깊은 배려를 유념해서 깊이 새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수도권 지역에 근무하는 중간 간부급 검사는 "윤 신임총장의 경우 수사 관련 업무는 몰라도 전체 조직을 관리한 경험은 많지 않다는 게 검찰 내부의 중론"이라며 "다가올 검찰 인사의 공정성 여부가 윤 신임총장의 첫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외풍 막아줄 적임자"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전 차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전 차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윤 신임총장에 대한 검찰 내부의 기대도 상당하다. 정치권력 등 외풍에 흔들려온 검찰 조직의 중심을 잡아줄 적임자란 평가가 많다. 윤 신임총장은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이던 당시 '법무·검찰 수뇌부의 외압을 받았다'고 공개해 '강골 검사'란 별칭을 얻었다. 
 
법무부 장관 기용설이 나오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사이에서 검찰 조직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검찰에선 검찰개혁 법안 논의에 당사자인 검찰이 배제됐다는 불만이 많았다.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법안을 사실상 주도해 온 인물이다. 이 때문에 조 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윤 신임총장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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