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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정경두 해임 요구 거부···"후임 관련 일체의 검증 없다"

중앙일보 2019.07.16 17:41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이 16일 오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이 16일 오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거취에 정치권과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임건의안을 낸 야당이 연일 정 장관의 경질을 주장하고, 여권 일각에서도 경질을 얘기한다지만 청와대의 입장은 현재까지 한결같다. 한 마디로 해임은 없다는 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정 장관의 후임에 대한 일체의 검증이 없는 상태로 안다”고 전했다. 후임자 물색은 곧 경질의 전제로, 이 말은 곧 문 대통령이 정 장관을 해임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정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 참모진 회의에서 별다른 언급이 안 나오고 있다. 이는 곧 그대로 간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최근 삼척·고성에 들어온 북한 목선에 대한 군의 경계 실패와 해군 2함대 사령부의 기강 해이가 잇달아 터지면서 정 장관이 곤경에 처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청와대는 정 장관의 해임 요구를 정치공세라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군에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이 옷을 벗어야 하나. 지난해 9월 임명돼 아직 임기가 1년도 안 됐고, 국방부 장관 인재 풀을 봤을 때 정 장관만 한 인물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8월 초가 유력한 개각 때 외교·안보 진용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한다. 호흡이 중요한 외교·통일·국방 업무의 특성상 관련 장관들을 개별적으로 바꾸기보다는 때가 됐다고 판단되면 한 번에 전면적으로 교체한다는 의중이 짙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오는 18일 여야 5당 대표와 문 대통령의 회동에서 일부 야당 대표들이 정 장관 해임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더라도 관련 기류가 바뀌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 장관에 대한 공격을 정치 공세라고 규정하는 이상, 청와대가 기대하는 대일(對日) ‘초당적 협력’과는 관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만약 국회에 상정된 해임 건의안이 통과될 경우 관련 국면이 확 달라진다. 논란의 초점이 ‘군 기강 해이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어야 하느냐’하는 정책과 인물 판단의 영역에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해임 건의안을 청와대가 수용하느냐 마냐’하는 정치의 영역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만약 본회의를 통과한 해임 건의안을 청와대가 거부할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가 극한 대립을 하는 양상이 된다. 정치적 부담이 커질뿐더러, 향후 개각과 정기국회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게 불가피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정경두 지키기 방탄 국회’라는 야당의 맹비난에도 해임 건의안 처리 자체를 할 수 없도록 본회의 일정을 하루로 축소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이런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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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19일로 예정된 청와대의 군 원로 초청 오찬 간담회 일정도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군 원로들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같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선 최근 군 기강 해이에 대해 군 원로들의 다양한 제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른바 군심(軍心)을 다독이기 위한 자리로,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 중심으로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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